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5년간의 대학수학능력시험뿐 아니라 앞으로 치러지는 모든 수능시험 점수를 분석해 공개하겠다고 21일 밝혔다.

안병만 교과부 장관(사진)도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수능 성적을 여러 형태로 분석하고 공개해 학부모까지 전부 볼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다만 학생 개개인의 신상이나 개별 학교는 역추적하지 못하도록 해 (최근 국회의원실을 통해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학교명이 그대로 서열화돼 알려지는 역기능은 막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이에 따라 지난 5년간의 수능성적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원과 교수 등으로 구성된 연구진에게 분석을 의뢰,연내에 결과를 발표하고 다음 달 12일 올해 수능시험이 치러지면 곧 분석에 들어갈 예정이다. 분석 기준은 '각 학교의 설립 · 운영 형태'나 '지역 및 평준화 여부''재정자립도''성별''재수 여부''가정환경' 등이 성적에 미치는 영향이다. 또 우수 학교 사례도 발굴해 다른 학교에 전파할 방침이다.

안 장관은 "성적이 낮은 학교는 환경을 개선하고 좋은 교사,좋은 시설,좋은 교재를 제공해 따라잡게 하려는 게 공개의 목적"이라며 "전국 규모의 학업성취도 평가를 하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평준화 정책에 대해서도 "평준화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성적 공개 등을 통해 상향 평준화를 꾀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선 학교 서열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교과부가 국회의원들에게 수능 원자료를 제공해 혼란을 자초해 놓고 뒤늦게 수습하려 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또 교과부가 '교육적이고 분석적'인 자료를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수능시험이 치러질 때마다 국회의원실을 통해 '줄 세우기' 식의 자료가 공개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재철 기자 eesang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