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고가 내후년 철거…지하도로 건설 검토
4대문 지역별 특화…서울성곽 2천175m도 복원


일제에 의해 강제 철거됐던 서울 돈의문(敦義門. 서대문)이 98년 만인 2013년까지 원래 위치에 복원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서울성곽 중장기 종합정비 기본계획'을 21일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일제 때인 1915년 강제 철거된 이후 서울시내 4대문 가운데 유일하게 미복원 상태로 있던 돈의문을 1천477억원을 들여 강북삼성병원 앞 정동사거리 일대와 매입한 인근 사유건물 부지 등 5천440㎡에 2013년까지 복원한다.

돈의문은 폭과 높이가 각 12m 규모로, 시는 조선시대 지도와 일제시대 및 현재 지적도, 지표 및 발굴조사,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돈의문의 형태나 위치뿐 아니라 지형까지 그대로 복원할 계획이다.

시는 이를 위해 충정로와 새문안길을 잇는 왕복 1차로, 길이 370m의 서대문고가차도를 2011년까지 철거하기로 했다.

시는 복원되는 돈의문이 왕복 8차로 가운데 6차로 가량을 차지함에 따라 지하도로나 우회도로 건설 등 교통대책을 검토중이나 지하도로가 유력한 상태다.

돈의문 주변에는 돈의문을 포함한 1만6천666㎡ 규모의 '돈의문 역사문화공원'도 조성돼 인근의 경희궁과 서울역사박물관, 경교장, 홍난파 가옥 등 역사문화 자원과 연계한 서울의 역사문화 중심지가 된다.

시는 4대문 가운데 돈의문 지역은 공연예술존, 흥인지문(동대문)은 패션존, 숭례문(남대문)은 축제존, 숙정문(북대문)은 전망존으로 각각 지정해 특화할 방침이다.

시는 이와 함께 미복원 서울성곽 가운데 인왕산 구간 835m 등 총 7개 구간 2천175m를 2013년까지 복원하고, 이 중 성곽 단절 구간인 48곳 1천92m는 성곽 형태의 구름다리를 가설하거나 도로에 성곽을 형상화해 연결할 예정이다.

시는 이번 계획에 따라 2013년 돈의문과 성곽 복원이 완료되면 서울성곽을 북한산성, 종로구 홍지동 탕춘대성과 묶어 조선왕조 도성 방어 유적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일괄 등재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2014년 이후에는 사유건물 매입 등을 통해 서울성곽 4천35m를 복원해 시내 전체 18.6㎞의 복원작업을 마무리하고, 돈의문과 함께 철거된 소의문(서소문)도 다시 세울 방침이다.

권혁소 서울시 문화국장은 "서울의 대표적 상징유적인 서울성곽이 부활하면 전통과 현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서울만의 독특한 문화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돈의문 = 1396년(태조 5년) 서울성곽 축조 당시 함께 건립됐으나 임진왜란 때 불에 타 1711년(숙종 37년) 재건됐다.

일제 강점기인 1915년 전차 궤도 복선화사업을 이유로 조선총독부에 의해 철거됐다.

남쪽의 숭례문, 북쪽의 숙정문, 동쪽의 흥인지문과 함께 서울 4대문 중 하나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aup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