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성장까지 가로막는 민노총 식의 강경 투쟁방식은 정말 곤란합니다”

1990년 현대중공업 노조의 골리앗 점거 파업에 가담했던 김태식씨(47.당시 노조 운영위원)는 19일 “당시 선박건조에 필수적인 골리앗이 가동중단되면서 회사에 사상 최악의 손실을 가져왔다”면서 “회사와 조합원들의 생존을 볼모로 한 이같은 투쟁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노사문화 대상(대통령상) 수상을 기념해 현대중공업 노사가 마련한 골리앗 현판식에 당시 투쟁을 같이했던 5명의 동료와 함께 올랐다. 이들은 파업사태를 진압하려던 경찰력 투입에 맞서 120여명의 노조원들과 13일간 노동운동 사상 초유의 “골리앗 고공농성”을 전개했다.

이런 그들이 이날 임태희 노동부장관과 오종쇄 노조위원장, 김종욱 현대중공업 상무등과 함께 20년만에 다시 올라 골리앗 크레인의 이름을 ‘화합의 골리앗’으로 바꾸는 현판식을 가졌다.

오종쇄 노조위원장은 이날 현판식을 계기로 “노사화합을 넘어 미래 세대에 희망을 불어넣는 노조로 대변신하겠다”고 선언했다.최길선 사장과 오 위원장은 박맹우 울산시장과 현대중공업 임직원 등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노사문화대상 시상식에서 임장관으로부터 노사문화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노사관계 변화는 그냥 주어진게 아니었다.지난 2004년 상급단체인 민노총과 금속연맹(현 금속노조)와의 결별이 결정적인 단서로 작용했다.당시 노조위원장을 지냈던 탁학수씨는 “민노총과 금속연맹(현 금속노조)이 회사 내부문제를 갖고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고 해 과감히 상급단체를 탈퇴했다”고 말했다.

이 때부터 이 회사의 노사문화는 확 달라졌다.15년 무분규의 핵심 원동력으로 작용했고, 이젠 회사 차원을 넘어 국민의 노조로 대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울산시민들은 “현대중공업발(發) 노사화합 훈풍이 20여분 거리에 있는 현대자동차 노조에도 깊이 파고들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현대중공업은 이날 전 임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등 상주 인원 5만3천여명에게 찹쌀떡 1팩씩을 돌리고 돼지고기 13.5톤 분량(150마리)의 특식을 제공하는등 하루 종일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