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 "유사증세 있으면 이집트 여행 자제"

인도에서 이집트로 여행을 온 한국인 일가족 4명 중 3명이 신종플루 양성반응을 보여 카이로의 보건시설에 격리 수용됐다.

16일 주이집트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한국의 모 회사 인도 주재원인 박모씨 일가족 4명은 지난 14일 카이로 국제공항을 통해 이집트로 입국하려다가 보건 당국의 제지를 받았다.

보건 당국은 박씨 가족이 카이로 공항 입국장에 설치된 체온 감지 장치를 통과할 때 고열 반응을 보이자 인근 압바시아 병원으로 옮겨 신종플루 감염 테스트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박씨의 부인과 두 자녀 등 3명이 신종플루 양성반응을 보이자 보건 당국은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처방하고 닷새간 격리 조치했으며, 향후 경과를 관찰한 뒤 퇴원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집트는 지난 5월부터 신종플루 예방 조치 중 하나로 입국자들의 코와 눈 사이에 3초간 광선을 비춰 체온을 측정하는 열상 카메라를 카이로 공항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그간 1천30여 명이 신종플루에 감염됐고, 이 중 3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

주이집트 대사관 관계자는 "한국인 가족 3명의 병세는 다행히 상당히 호전되고 있다"고 전한 뒤 "이집트 정부가 신종플루에 예민하게 대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유사증세가 있는 한국인 관광객들은 이집트 여행을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