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네병원 조사..91%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용
1방울이면 충분..1개월 지난 안약은 버려야


안약을 사용해 본 사람 10명 중 9명은 안약 사용법을 정확히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과전문 누네병원은 병원을 찾은 환자 41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안약을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91%(378명)가 정확한 안약 사용법을 모르거나,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안약 사용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보면 △수개월 동안 계속 사용할 수 있다(318명, 76%) △보관장소를 구분하지 않는다(284명, 68%) △점안 후 눈을 깜박거린다(278명, 67%) △치료 후 남은 안약을 버리지 않는다(238명, 57%) △점안 시간을 지키지 못한다(212명, 51%) △3방울 이상 여러 번 점안한다(122명, 29%) 등의 순으로 많았다.

누네안과병원 최재호 원장은 "안약 사용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치료는 커녕 더 큰 병을 만들 수 있다"면서 "특히 스테로이드제 안약을 함부로 점안할 경우 백내장이나 녹내장을 유발할 수 있고, 오래된 안약을 계속해서 재사용하면 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안약 사용자들의 잘못된 상식을 중심으로 안약 사용요령을 알아본다.

◇ 개봉한 안약은 1개월까지만 쓸 수 있다? = 맞다.

안약을 개봉한 후에는 30일 이내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용기에는 개봉 전 유통기한이 표기돼 있어 이를 혼동하고 오랫동안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안약의 사용기간을 1개월 이상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 중 대부분은 용기에 표시된 유통기한을 개봉 후 사용기간으로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안약은 한 번 개봉하면 세균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만큼 남은 안약이라도 아까워하지 말고 1개월 지나면 버리는 것이 좋다.

◇ 점안 후에는 눈을 깜빡이는 것이 좋다? = 아니다.

안약을 올바르게 점안하는 방법은 고개를 30도 정도로 뒤로 젖히고 아래 눈꺼풀을 살짝 당겨 용기가 눈썹에 닿지 않게 위에서 떨어뜨리면 된다.

안약을 넣은 후에는 눈을 깜빡거리지 말고 지그시 감거나 눈물이 내려가는 부위를 1~2분간 눌러주는 것이 중요하다.

눈을 깜박거리면 눈물길을 통해 안약이 다 빠져나가거나 체내에 흡수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안약은 1방울만 넣어도 충분하다? = 맞다.

안약은 언제, 얼마나, 어떻게 넣느냐에 따라 효과가 좋을 수도 전혀 없을 수도 있다.

안약은 1~2방울만 점안해도 그 효과가 충분하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3명은 3방울 이상의 과도한 양을 점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많이 넣을수록 효과가 좋을 것이라는 잘못된 상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지만, 점안하는 양이 많아도 대부분은 눈 밖으로 흘러나와 아무런 소용이 없다.

눈동자의 표면에는 항상 어느 정도의 눈물(누액)이 존재하고 있고, 결막낭에 보유할 수 있는 안약의 양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괜히 얼굴에 점안액이 흐르게 되어 알레르기를 유발할 뿐이다.

◇ 안약은 항상 책상(화장대) 위에만 보관하면 된다? = 아니다.

안약은 보관에도 신경 써야 한다.

안약을 사용하고 나서는 알코올을 묻힌 면봉으로 입구를 닦아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일부 안약은 반드시 냉장보관 해야 하는 일도 있으므로 보관장소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안약을 옷 주머니나 가방 등에 넣은 채로 옷장 안에 두거나 휘발성 멘톨 성분이 들어 있는 다른 약제와 함께 보관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 두 가지 이상의 안약은 따로 넣는 것이 좋다? = 맞다.

여러 종류의 안약을 점안할 경우에는 한가지의 안약을 먼저 점안하고 나서 3~5분 정도 후에 다른 안약을 점안하는 것이 좋다.

두 가지 이상의 안약을 동시에 넣으면 먼저 점안한 약이 나중에 점안한 약에 의해 희석되거나 눈 밖으로 흘러나와 효과가 감소된다.

또 상호작용을 일으켜 부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다.

◇ 안약은 아무 때나 넣어도 상관없다? = 아니다.

점안 시간이나 점안 횟수도 주의해야 한다.

질환과 체질에 따라 일어난 직후나 잠자기 직전 등 정해진 시간에 넣어야 하는 안약이 있고, 처방되는 안약이 환자 상태에 따라 점안 횟수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안과의사의 설명에 잘 따라야 한다.

그러나 조사결과 2명 중 1명(51%)은 점안시간을 알면서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었다.

◇ 안약 점안시 콘택트렌즈를 빼고 해야 한다? = 그렇다.

콘택트렌즈 착용자는 안약을 넣을 때 콘택트렌즈를 낀 채로 점안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안약은 미생물에 쉽게 오염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방부제가 들어 있는 안약이 많다.

콘택트렌즈를 낀 상태에서 방부제가 함유된 안약을 점안하게 되면 콘택트렌즈에 방부제가 침착하게 돼 렌즈가 변질하거나 안구에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 안약을 장기간 사용하면 부작용 우려가 있다? = 맞다.

안약을 습관적으로 장기간 사용할 때는 약이 오히려 병을 키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충혈제거제 안약을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혈관을 확장시켜 오히려 더 충혈이 심해지고, 방부제(보존제) 성분이 든 인공눈물도 자주 사용하게 되면 눈물막이 파괴되거나 각막상피세포가 손상되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방부제가 없는 1회용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스테로이드제 안약의 남용은 더욱 위험하다.

스테로이드는 염증 반응을 억제시켜줘 눈의 알레르기와 염증을 치료하는 안약의 주성분이 되기도 하지만, 과량으로 장기간 사용하면, 안압이 높아져 녹내장을 초래하거나 수정체의 혼탁이 생겨 백내장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안압 측정 등의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도움말:누네안과병원 최재호 원장)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