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보문산에서 엄마와 함께 산책을 하다 실종됐던 이나은(9) 양이 한달 여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7일 대전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5분께 대전시 중구 무수동 보문산 배나무골에서 지난달 3일 보문산 사정공원에서 실종됐던 이 양의 시신을 주민이 발견, 신고했다.

이 주민은 "상수리를 줍다가 나무 밑에서 실종수배 전단지에서 본 것이랑 옷차림이 비슷한 여자아이 시체가 보여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 양의 시신이 발견된 배나무골은 이 양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대전시 중구 사정동 한 식당 앞에서 2.3㎞ 정도 떨어져 있는 골짜기로 산책로가 아니어서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곳으로 알려졌다.

발견 당시 이 양의 시신은 부패 정도가 심했으나 실종 당시 입었던 분홍색 바지와 갈색 체크무늬 셔츠, 흰색 운동화를 그대로 착용하고 있었다.

현장에 도착한 이 양의 할아버지는 "얼굴은 알아볼 수 없지만 운동화와 옷 모두 손녀딸의 것이 맞다"면서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은 이 양 시신의 DNA를 채취해 이 양 부모의 것과 대조작업을 벌이는 한편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이 양의 시신에 대한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관계자는 "이 양 시신이 등산로 아래 수풀이 우거진 장소에 있어 드러나지 않다가 상수리를 주우러 간 주민들이 나뭇가지를 헤치며 들어가면서 발견한 것 같다"면서 "시신에 별다른 외상이 없고 경사도가 45도 정도로 급격한 점 등을 토대로 이 양이 실족사했을 가능성 등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달 3일 이양이 실종된 다음날부터 앰버경보(실종아동경보)를 발령하고 공개수사에 나서 매일 전.의경과 경찰기동대, 수사전담팀, 방범순찰대 등 200여명과 경찰특공대 소속 탐지견 등을 동원해 보문산 일대를 수색해 왔지만 별다른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j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