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주조법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부산 금정산성 막걸리를 국가지정 중요 무형문화재로 만드는 작업이 추진된다. 술 가운데 서울 문배주,충남 면천 두견주,경주 교동법주 등 3종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있으며 막걸리는 아직 사례가 없다.

5일 부산시와 금정구,관련 단체들에 따르면 금정산성 막걸리를 무형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한 '금정산성 막걸리 무형문화재 지정 추진위원회'가 곧 결성될 예정이다. 금정구 관계자는 "조만간 향토사학자 등으로 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라며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이후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금정산성에 막걸리 박물관을 세울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정산성 막걸리는 전국 막걸리 제조공장 중 전통 제조법이 유일하게 남아 있다는 점이 유리한 조건이다. 금정구는 조선 숙종 때 금정산성 축성 과정에서 범어사 스님들이 동원됐고,승병으로 산성을 지켰다는 기록이 범어사 문헌에 전해지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범어사 문헌을 통해 금정산성에서 막걸리가 빚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무형문화재 지정이 그만큼 쉬워질 것이란 예상이다. 범어사 성보박물관 나철회 학예연구관은 "금정산성 막걸리와 관련된 문서를 찾아달라는 금정구 요청에 따라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스님들의 문집 등에서 막걸리 관련 내용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금정구청 관계자는 "산성 막걸리를 후대에 계속 전수하기 위해 중요 무형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