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전 20대 자매 살해 용의자 A씨가 불잡힌데는 이 사건 담당형사들이 평소 `관리해온' 정보원의 제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전경찰에 따르면 A씨의 행방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지난 29일 새벽 5시께 동구 용전동 모텔 촌 인근에서 A씨가 휴대전화를 1시간가량 사용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따라 동구 용전동을 담당하는 동부서 형사들을 비롯한 대전권 5개 경찰서 형사들이 용전동 모텔 촌을 이잡듯 뒤졌으나 A씨를 찾아내지는 못했다.

벌써 A씨는 충북 청주로 도주한 상태였다.

이때 한 형사에게 평소 관리해오던 정보원 B씨로부터 "지금까지 A씨와 함께 있었다"는 내용의 전화가 걸려왔다.

형사들은 B씨의 진술을 토대로 검거작전에 돌입했지만, A씨가 용전동에서 사라진 직후 휴대전화의 전원을 꺼놓으면서 위치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

형사들은 A씨가 인터넷에 접속할 수도 있는 생각에 B씨와 함께 인터넷PC 방에서 각종 메신저에 접속하고 A씨가 들어오기만을 기다렸다.

마침내 2일 새벽 3시께 다른 사람의 아이디로 접속한 A씨가 B씨에게 "내가 사람을 죽였는데 지금 청주에 있다.

택시를 타고 갈 돈도 없다"며 말을 걸어왔다.

이에 형사들은 A씨를 대전의 한 원룸으로 유인했다.

미리 원룸에 잠복해 있던 형사들은 유유자적 들어오는 A씨를 급습해 붙잡았다.

A씨는 형사들에게 "사건 당일 오전 3시께 술에 취한 상태로 자매의 집을 방문했다.

평소 이웃주민으로 알고 지냈기에 순순히 문을 열어줬다"며 "그런데 대화를 나누던 도중 자매의 언니가 '왜 밤늦게 술을 마시고 싸돌아다니느냐'고 훈계하는데 화가 나 주방에 있던 흉기로 찔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술에서 깨보니 피가 흥건히 젖어 있었고, 자매가 숨져 있었다"며 "사건 현장에서 2시간 정도 머무르다가 나왔는데, 다른 집에서 누군가가 나와 황급히 도주했다"고 설명했다.

대전 동부서 관계자는 "A씨는 사건 발생 후 전북 익산과 충북 청주의 친구 집에서 도피생활을 해왔다"며 "평소 관리해오던 정보원의 제보가 용의자 검거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지난달 26일 새벽 도마동의 한 다세대주택에 들어가 이 집에 세들어 사는 오모(25.여.직장인)씨와 오씨의 여동생(20.대학생)을 주방에 있던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조사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kj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