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소환시기 저울질..내달 중순 윤곽 나올듯

어깨탈구 수술 병역비리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일산경찰서는 28일 추석 연휴가 끝난 뒤 혐의자에 대한 신병 처리와 의사 3명의 소환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당분간 병무청의 병무기록과 소환조사자 진술, 서울 강남 A 병원과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병원기록을 분석하는 등 혐의를 구체화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경찰의 병역비리 사건 수사는 빨라야 내달 중순께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경찰은 당초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의 지원을 받아 7개 팀 42명으로 전담반을 꾸리는 등 수사를 최대한 빨리 진행해 추석 전에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수사 초기에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였던 경찰이 다소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특히 A 병원 고문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통해 수술의 적절성과 경찰수사에 대한 병원 입장을 밝힌 뒤 의사 3명의 소환시기를 계속 미루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찰은 지금까지 A 병원에서 어깨수술을 한 뒤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공익근무나 병역면제 판정을 받아 병역기피 의혹을 받고 있는 203명 가운데 20여명을 제외한 180여명을 소환 조사해 이중 80여명의 혐의를 확인했다.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60여명에 대해서도 재소환 등을 통해 보강조사를 진행하는 등 추가 혐의자를 가려내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병역기피 의혹이 있는 203명 전원에 대한 병무기록 원본 일체를 지난 26일 병무청으로부터 넘겨받아 혐의를 구체화하기 위한 분석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A 병원 의사 3명의 소환시기를 늦추고 있는 것은 의사들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충분히 확보해야 조사가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어깨탈구 수술을 통한 병역비리 사건을 수사하면서 병역기피자만 처벌할 경우 자칫 부실수사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의사 3명이 어깨탈구 수술을 해주면서 병역기피 목적을 돕거나 방조한 사실이 있는지를 확인하는데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경찰은 180여명을 소환해 조사하면서 A 병원을 찾은 경위와 의사들이 병역기피 목적을 알거나 알 수 있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007년 축구선수 등 수 십명에게 어깨탈구 수술을 해준 의사가 검찰 수사를 통해 의료법 위반이 아닌 병역법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있어 의사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경찰 수사는 병역 기피자를 추가로 가려내는 것 외에 수술을 해준 의사의 혐의 유무를 확인하는데 집중될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미 80여명으로부터 병역기피 목적으로 수술을 받았다는 자백을 받아냈다"며 "이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의사 3명이 병무기피 목적을 알았는지 등을 어느 정도 입증할 자료를 확보한 뒤 소환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양연합뉴스) 우영식 나확진 기자 wyshik@yna.co.krra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