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집을 나가 행방이 묘연했던 부산 고교생 이용우(17) 군이 실종 36일 만인 26일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여전히 풀리지 않는 부분이 몇 가지 남아 경찰이 풀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경찰 수사과정을 통해 이 의문점들을 살펴봤다.

◇발견지점 왜 매물도인가? = 일각에서는 이군의 시신이 발견된 경남 통영 매물도 해안가와 휴대전화 전원이 최종적으로 꺼진 것으로 확인된 전남 완도군 청산도 기지국과의 거리가 150㎞ 이상 멀다는 점에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군 실종사건을 맡은 부산 북부경찰서는 제주도행 여객선에 탄 이군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바다에 빠지고 나서 해류에 밀려 한 달여 만에 매물도 해안가로 도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군의 시신이 발견 당시 속옷만 걸친 채 거의 반 백골 상태로 발견된 점도 해류에 떠돌다 부패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경찰은 애초 서해지방해양경찰청과 남해지방해양경찰청은 물론 일본해경경시청에도 공조수사를 의뢰했는데 이는 이군의 시신이 변사체로 떠오를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매물도 해안가에서는 이군의 시신 외에 청바지와 지갑, 휴대전화도 추가로 발견됐으며, 이 역시 밀물과 썰물의 영향으로 발견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특히 매물도는 파도가 많이 밀려 평소에도 변사체가 많이 발견되는 곳으로 유명하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바다에 빠진 이유는? = 경찰은 이군이 바다에 빠진 것은 확실하지만, 이군이 바다로 빠진 이유에 대해서는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2일 이군이 집을 나와 제주도행 여객선을 타기까지의 가능한 모든 동선(動線)을 파악하고 목격자를 찾은 결과 이군이 여객선 승선 후 3등실 B칸 신발장 근처에서 6시간 가까이 한 자리에 있었다는 결론을 얻었다.

하지만, 22일 자정에서 휴대전화 전원이 꺼진 23일 오전 3시21분 사이 이군의 행적에 대해서는 전혀 실마리를 잡지 못했다.

경찰은 제주도 여객터미널 CCTV는 물론 차량을 통해 배에서 내린 경우도 모조리 살펴봤지만, 이군이 여객선에서 내린 증거는 찾아내지 못한 상태다.

또한, 이군의 납치 가능성에 대비해 납치 등 유사범죄 경력이 있는 여객선 승선자를 수사했지만, 이 역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경찰은 실종 전 이군이 자신이 좋아했던 인터넷 게임아이템을 정리하고 사전에 인터넷으로 제주행 여객선 시간표와 운임을 검색한 점으로 봤을 때 어느 정도 자살의 정황은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없다는 태도이다.

경찰 관계자는 "실족이나 추락사 등의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로선 바다에 떨어진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다"라며 "국과수에 의뢰한 이군 시신의 DNA와 이군 아버지의 DNA가 일치한다면 수사를 종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군의 가족은 경찰로부터 이군의 시신을 인계받아 27일 화장했다.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win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