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과정 등 내용추가>>
강남세브란스 기부금으로 호흡재활센터

온몸의 근육이 천천히 마비되는 척추성근위축증을 앓는 환자의 부모가 아들이 치료받은 병원에 같은 처지의 환자를 돕는데 써달라며 4년간 약 1억8천만원을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4일 서울 강남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에서 2006년 4월부터 2006년 8월까지 입원치료를 받은 신형진(26)씨의 부모가 입원 당시부터 매년 수천만 원씩 기부했다는 것이다.

기부금은 대기업 임원인 아버지 신현우(61)씨의 보너스, 상여금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생후 7개월 때 척추성근위축증을 앓아 당시 1년 이상 살기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가족의 헌신적인 간호를 받아 병마와 싸운 끝에 2002년 연세대 컴퓨터과학과에 합격해 서울대 공대 출신의 아버지와 같은 공학도의 길을 걷게 됐다.

신씨에게 위기가 찾아온 것은 2004년 7월. 외할머니 팔순잔치 참석차 미국에 간 신씨는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쓰러졌고 현지 중환자실을 거쳐 국내 한 종합병원에 입원했지만 차도가 없었다.

1년6개월 동안 호흡기에 의존해 병상에 누워 있던 신씨는 2006년 4월 강남 세브란스 병원으로 옮겨 호흡 재활치료를 받았고 같은 해 8월24일 25개월 만에 병원 문을 나설 수 있었다.

2006년 9월 신씨가 복학하던 날 신씨의 부모는 강남 세브란스병원에 첫 기부를 한 이후 매년 8월24일 수천만 원씩 쾌척했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

신씨의 주치의 강성웅(50) 교수는 신씨의 부모가 기부한 돈과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의 지원금 등으로 지난해 11월 병원에 호흡재활센터를 열었다.

강 교수는 "형진씨 부모님이 기부한 돈을 토대로 세워진 센터에서 지금까지 1천200명이 치료를 받았다.

더할 수 없는 감사를 드린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ind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