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강남센터(원장 성명훈 · 사진)는 2003년 10월 서울 강남지역의 요지인 역삼동 스타타워빌딩 38~40층에 문을 열어 의료계에 충격을 줬다. 경쟁 병원보다 뒤늦게 고급 건강검진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쾌적한 환경과 첨단장비,높은 진단 정확도를 바탕으로 이 분야 국내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을 뿐 아니라 세계시장에 내놔도 손색없을 명품 진료기관으로 급부상했다는 평가다.

이 센터는 연면적 5610㎡의 널찍한 공간에 양전자방출-컴퓨터단층촬영(PET-CT) 1대,자기공명영상촬영(MRI) 2대,컴퓨터단층촬영(CT) 2대를 자체 보유하고 있다. 다른 검진센터에서는 PET-CT,MRI,CT 등을 찍기 위해 병원 이곳저곳을 옮겨다녀야 하고 이 과정에서 프라이버시가 노출되지만 강남센터에선 이런 불편이 없다. 또 대부분의 건강검진센터가 육중한 첨단검사장비를 설치하기에 편한 지하에 배치돼 답답하지만 이곳은 고층에 있어 시야가 확 트여 있다.

국내 검진센터로는 가장 많은 41명의 상근직 교수급 의사들이 해마다 바뀌는 고객의 건강지표를 정성껏 리뷰해주며 센터 안에 대장암예방 심혈관질환 여성 멘털피트니스 금연 비만 해외여행자 코골이 등과 관련된 19개 질병클리닉이 있어 웬만한 질환을 자체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만약 문제가 있으면 서울대병원 본원에 의뢰해 신속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안내해 준다. 높은 암 진단율이야말로 핵심 역량이다. 2003년 1.1%,2004년 1.29%였던 암 진단율(피검자 100명당 암이 발견된 비율)은 해가 갈수록 재검진 비율이 높아져 2008년 0.84%로 낮아졌으나 2003년 개원 이래 6년간 누적 암진단율이 0.98%로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이런 인프라와 실력 때문에 하루 100명 이상의 고객이 검진을 받기 위해 찾아온다. 이 중 20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검진 고객은 하루 40여명 꼴이고,400만원 이상의 초고가 검진고객도 하루 8명 안팎이다. 2006년 10월 내놓은 연회비 1800만원 짜리 '파트너스 프리미어 CEO서비스'는 최고 옵션의 건강검진,평생건강설계,국내외 24시간 응급 콜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데 당초 정원인 120명을 더 늘려야 할 정도로 기업인 사이에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미국 중국 일본 동남아 등지에서 숙박검진을 받으러 오는 환자가 연간 2000명을 넘어 의료관광 활성화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