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백신, 1천336만명 접종 DB 구축
'9세 이상은 1회' 시나리오 유력


정부가 오는 11월부터 1천336만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백신 접종 작전을 펼친다.

16일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가족부 예방접종심의위원회는 최근 두 차례에 걸쳐 회의를 열고 예방접종 횟수에 따른 두 가지 시나리오를 마련키로 결정했으며, 오는 24일 회의에서 각 시나리오별 예방접종 우선순위를 정할 계획이다.

◇ 2001년 홍역백신 접종 규모 뛰어넘어 = 이번 신종플루 백신 접종은 사상 최대의 백신 접종사업이 될 전망이다.

과거 1970~1980년대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콜레라 백신 접종사업을 진행한 적이 있지만 신뢰할 만한 접종기록이 남아 있는 1990년대 이후에 이번 신종플루 만큼 대규모 접종을 실시한 사례는 없었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최근 실시한 가장 큰 규모의 백신 접종사업은 지난 2001년의 홍역 예방접종이다.

당시 복지부는 약 두달 동안 전국의 초중고생 590만명에게 홍역.풍진 예방접종을 실시했다.

이번 신종플루 백신은 접종대상만 1천336만명으로 접종 물량만으로도 홍역 백신 접종의 3~4배에 달한다.

◇ 2가지 시나리오 마련 중 = 예방접종심의위원회는 최근 잇단 회의에서 신종플루 백신 접종횟수에 따라 2가지 시나리오를 만들기로 했다.

하나는 1천336만명에게 모두 2회 접종하는 시나리오이며 다른 하나는 8세까지만 2회 접종하는 방안이다.

올해 안에 사용할 수 있는 백신의 종류는 녹십자가 제조한 기존 방식의 백신과 면역증강제를 사용한 백신,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면역증강제 함유 백신, 중국 기업 시노박의 기존 방식 백신 등 모두 4종이다.

우선 1천336만명 모두 2회씩 맞는 시나리오에서는 18세 이하에게 면역증강제와 수은계 방부제 치메로살이 없는 백신을 조기에 접종하려면 녹십자 백신만으로 크게 부족하므로 중국산 백신을 상당량 구매해야 한다.

물론 면역증강제와 치메로살이 들어 있으면서도 아동(3세 이상)에게 허가된 GSK의 백신을 쓰는 방법도 있으나 안전성 논란이 일부 제기될 수 있다.

2회 접종 시나리오에서는 18세 이하에게 접종할 백신을 확보하는 것이 까다로운 문제로 대두된다.

그러나 최근 해외에서 잇따라 발표되는 백신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성인은 1회접종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다만, 8세 이하 아동은 기존 계절독감 백신의 용법대로 2회 접종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두 번째 시나리오는 9세 이상 청소년과 성인에게는 1회만 접종하고 8세 이하에게는 2회를 투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 경우 백신 필요량은 약 1천765만도스가 된다.

상대적으로 백신 수급에 숨통이 트이는 경우다.

복지부 관계자는 "최근 잇따른 해외 임상시험에서는 성인에게 신종플루 백신을 1회만 접종해도 예방효과가 나타났다"며 "9세 이상에게는 한 번만 접종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백신의 접종횟수를 결정지으려면 녹십자 백신의 1차 접종 결과 분석이 끝나는 10월 중순까지 기다려야 한다.

◇ 백신 접종 DB 구축, 운영 = 보건당국은 1천336만명이 제대로 접종을 받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대규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운영할 계획이다.

백신을 접종할 때마다 실명을 확인해 언제 어디서 어떤 백신을 맞았는지 일일이 기록에 남기게 된다.

백신 접종 대상자가 많고 연말까지 사용될 백신의 종류도 4가지나 돼 개인별 접종기록 관리가 불가피한 탓이다.

1천336만명을 접종하기 위해서는 보건소만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현재 운영중인 국가필수예방접종 참여 의료기관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관계자는 "3개월 남짓한 기간에, 적어도 1천760만도스의 백신을 대상자의 연령과 백신의 종류까지 고려해 접종하는 사업은 결코 만만치 않은 사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