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감염학생 인문계고 127명 vs 실업계고 4명

울산지역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신종인플루엔자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어 수업 방식 변경을 비롯해 최악의 경우 수업 축소 등의 조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9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지역의 전체 49개 고교 가운데 53%인 26개 학교에서 신종플루로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은 131명으로 집계됐다.

이 지역 고등학생 환자는 지난 1일 19명에서 이날 현재 131명으로 6.9배 늘었고, 초등학생은 8명에서 27명, 중학생은 16명에서 32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울산지역 인문계고교는 36개 학교 가운데 66.7%인 23개 학교에서 학생 127명이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인문계고교 3곳 가운데 2곳에서 환자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비해 13개 실업계고교는 4개 학교에서 확진 환자가 1명씩 모두 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6일 실업계 고교 1곳에서 환자 1명이 발생한 이후 이날 3개 학교에서 1명씩의 환자가 생겼다.

황병훈 울산 남구보건소장(의사)은 "인문계고교 학생은 대학입시를 위한 방과 후 자율학습 등으로 학교에서 오랜 시간 집단으로 생활해 신종플루 환자가 급속하게 증가하는 것 같다"며 "일부 고교에서는 대입 일정을 핑계로 휴업을 꺼리면서 신종플루의 확산 속도가 빠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대학입시 수시모집에 따른 원서 접수가 이날 시작되는 등 고교 3학년의 경우 대입 일정 때문에 환자가 2명 이상 집단으로 발생해도 휴업을 꺼려 신종플루 확산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모 고교는 2일부터 이날까지 모두 40명의 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했으나 1학년만 8일부터 11일까지 휴업했다.

이 학교는 지금까지 1학년은 24명, 2학년 2명, 3학년 14명이 감염됐다.

황 소장은 "휴업이 능사는 아니지만 초기에 휴업한 학교에서는 추가 환자의 발생 속도가 더디다"며 "환자를 빨리 파악해 격리 치료를 받도록 교육청에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lee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