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식품자동판매기에서 판매하는 율무차나 냉커피의 위상상태가 매우 불량하다.
이들 제품 중 절반 가량에서 식중독을 유발하는 대장균군이나 일반세균이 나왔다.

서울시가 지난 7월9~23일 소비자식품위생감시원과 함께 시내 식품자동판매기에서 판매하는 온커피와 율무차, 냉커피, 코코아, 유자차, 생강차 등 454건을 검사한 결과, 전체의 7.5%인 34건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31일 밝혔다.

제품 종류별로는 율무차가 총 30개 제품 가운데 46.7%인 14개 제품에서 일반세균과 식중독균인 바실러스세레우스균이 검출됐다. 바실러스세레우스는 토양과 하천, 먼지 속에 널리 분포하는 세균으로, 독소를 형성해 설사 또는 구토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냉커피는 20개 제품 중 9건(45%)에서 일반세균과 식중독 유발균인 대장균군이 나왔다.
율무차의 경우 물에 타는 원재료의 양이 비교적 많아 물이 95도까지 데워졌더라도 빨리 식기 때문에 오염됐던 원재료에서 세균이 많이 검출된 것으로 시는 분석했다.

냉커피는 자판기에서 얼음을 만드는 제빙기에 공급되는 원수가 오염됐기 때문으로 판단했다.

온커피의 경우 총 363건 가운데 11건(2.8%)에서 일반세균과 바실러스세레우스균이 검출됐다.

시는 아울러 1853개 식품자동판매기를 점검해 점검표 미부착이나 일일점검 미실시 등 기준을 위반한 359개(19.3%)를 적발했다.
시는 세균이 검출됐거나 위생상태가 불량한 49개는 영업정지, 신고하지 않고 영업한 7개는 고발조치했다. 또 나머지는 시정명령 등을 내렸다.

시는 9월중으로 500여개 식품자동판매기에 유통기한, 보충일자, 원산지 등을 표시하는 '서울형 안심자판기 표지판'을 부착하기로 했다. 또 소비자감시원으로 하여금 3~4개월마다 전담해 점검토록 하는 사업을 시범 실시하기로 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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