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 선수(28)와 북한 축구대표팀의 간판 공격수 정대세 선수(25 · 가와사키 프론탈레)가 TV 광고에 함께 출연했다. 북한 축구선수가 우리나라 광고에 등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일기획은 박지성과 정대세를 모델로 기용한 동아제약의 '박카스' 광고가 지난 29일부터 방영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우리는 서로의 박카스다'라는 주제의 이 광고는 지난 6월17일 남아공 월드컵 진출이 확정된 이후 각각 촬영된 인터뷰 동영상을 편집해 완성했다.

광고에서 두 선수는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인터뷰 속 화면을 통해 서로에게 따뜻한 말을 주고 받는다. "정말로 박지성 선수의 팬이 되어버렸다"는 정대세의 말에 박지성은 "정대세 선수가 그만큼 역할을 해서 (북한이) 월드컵에 올라간 것이니까 나도 기쁘다"고 화답한다.

박지성은 6월17일 북한-사우디전에 앞서 같은 날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이란의 최종예선 8차전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36분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뜨려 한국의 무패 본선행을 이끄는 동시에 북한의 본선 진출에 결정적인 힘을 보탰다.

조동률 제일기획 더 사우스 5팀 수석은 "최근 남북한 화해 모드를 고려해 방영 시기를 택하느라 광고주와 제작진이 고심을 많이 했다"며 "북한 축구선수를 활용한 광고가 처음이라 정 선수 경기 장면의 저작권 등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