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장애 5급…"탈취 의도 없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28일 현금수송차량을 탈취해 달아나려고 시도한 혐의로 안모(36)씨의 신병을 확보, 조사 중이다.

안씨는 지난달 14일 오전 8시35분께 서울 종로구 서린동 영풍문고 앞에서 현금수송차량을 탈취했다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난 혐의로 공개수배를 받아왔다.

경찰은 "안씨는 용의자 사진 공개 하루 만인 오늘 오전 4시50분께 가족과 함께 경찰서에 자진 출석했다"고 말했다.

안씨는 경찰 조사에서 예전 모 언론사에 올린 글 내용처럼 "도로변에 뒷유리가 깨진 차량을 봐 경찰서에 가져다줄 생각이었는데 탈취범으로 억울하게 몰렸다"고 주장했다.

자수를 바로 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사건 발생 직후 자신의 의도와 달리 현금수송차량 탈취범으로 몰리는 등 일이 커져 자수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중구에 있는 공구 판매 상점으로 향하는 출근길에 차량을 발견하고 운전대에 올라 보안요원과 격투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보안요원에게 "(탈취범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체장애 5급인 안씨가 당시 구체적인 상황은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

정확한 범행 동기와 공범 여부 등에 대한 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탈취 차량 내부의 CC(폐쇄회로)TV 화면을 분석해 사고 발생 10여일 전 차 주변을 살피던 안씨의 얼굴 장면을 확보, 27일 해당 사진과 동영상을 언론에 공개했다.

경찰은 안씨가 사건 발생 전인 7월3일과 6일, 7일 세차례에 걸쳐 CCTV 화면에 찍힌 점을 미뤄 범행 전 사전 답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범행 현장의 모자에서 나온 DNA의 대조 작업과 추가 조사 등을 통해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키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김태균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