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300명분 조기 확보 서울대병원 `느긋'
다른 대형병원들은 비축량 늘리려 동분서주

신종플루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병원들 사이에 타미플루 등의 항바이러스제 확보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정부의 보급물량과 별도로 자체적으로 항바이러스제를 비축해 놓으려는 차원이다.

이처럼 병원들이 별도의 타미플루를 확보하려는 것은 신종플루 대유행에 따른 환자 증가에 대비하려는 이유도 있지만, 내부 의료진과 병원 인력의 감염을 대비한 측면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정부에서 지원받는 항바이러스제와 별도로 자체 예산을 편성해 1천300명분의 타미플루를 확보했다.

보건소에서 병원에 지급한 타미플루와 리렌자 등의 항바이러스제가 200~300명분임을 고려하면 상당량의 자체 물량을 확보한 셈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신종플루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했던 4월부터 5월 사이에 자체 예산을 편성해 대량으로 구매했다"면서 "신종플루 대유행을 우려해 초기부터 항바이스제 물량 확보에 대비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다른 메이저 병원들은 목표한 만큼의 항바이러스제를 구하지 못해 애을 태우고 있다.

A대학병원은 보건소에서 지급받은 타미플루 250명분 외에 자체적으로 250인분을 추가로 확보하는 데 그쳤다.

때문에 이 병원은 앞으로 더 항바이러스제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약제팀을 중심으로 추가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B대학병원도 보건소에서 보급받은 200명분 외에 200명분의 타미플루를 별도로 확보했지만, 300명분의 항바이러스제를 추가로 필요하다는 분석에 따라 제약사를 잇따라 접촉하면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C대학병원은 정부 지급물량인 타미플루 180인분과 리렌자 40인분 외에 별도의 항바이러스제를 비축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형편이다.

B대학병원 관계자는 "신종플루 대유행 등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는 측면에서 자체 예산을 증액해 더 많은 항바이러스제를 비축하려고 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면서 "결국 대유행이 온다면 백신과 항바이러스제 확보 여부가 의료기관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