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가 전국 곳곳으로 확산되면서 가짜약 판매와 막무가내식 처방 요구 등 '신종플루 후유증'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내 한 신종플루 거점병원은 최근 "신종플루에 감염된 것 같다"며 몰려온 일반인들이 하루에도 30~40명에 달해 골치를 앓고 있다. 이 병원 관계자는 "병원을 방문하는 사람 10명 중 8~9명은 무조건 타미플루를 처방받으러 오는 사람들이었다"며 "하지만 실제로 신종플루로 확진된 사람은 여태까지 단 한 명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타미플루 공포심을 가진 고객들의 항의가 무서워 불법적으로 타미플루를 처방해주는 병원도 생겼다. 강동구 K내과는 신종플루에 걸리지 않은 일반인에게도 타미플루를 처방했다. 이 때문에 일부 약국에서는 약이 떨어져 정작 필요한 사람들이 타미플루를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일부 병원에서는 일반 계절성 독감 백신을 신종플루 예방 백신으로 속여 접종을 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병원에서는 계절성 독감 백신인 '인플렉살 브이'를 해외에서 수입한 신종플루 예방 백신이라며 속여 접종을 부추겼다.

폐렴 예방 백신도 덩달아 동이 났다. 노인 유소아 등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를 중심으로 폐렴 백신 수요가 급증하면서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에서 확보한 백신이 떨어져 사노피파스퇴르 한국MSD 등 백신 제약사들은 국내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키로 했다.

한편 보건복지가족부는 26일 거점치료병원 455곳을 지원하기 위해 건강보험수가에 '신종 플루 감염전문 관리료' 항목을 이날부터 신설 ·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거점치료병원으로 지정된 곳은 감염전문의가 없더라도 수가 적용을 받게 된다.

복지부는 앞서 이달 1일 병원의 전염병 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전염병 환자가 입원 · 외래치료를 받을 때 지급하는 감염전문 관리료 항목을 신설했는데 해당급여는 감염소아과전문의 또는 감염내과전문의 등 감염전문의가 있는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에 한정해 적용됐다. 건강보험수가에 '신종플루 감염전문 관리료' 항목이 신설됨에 따라 거점병원에서는 신종플루 환자가 입원치료를 받는 경우 환자 1명당 30일마다 1회씩 관리료 4410원을 적용받을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도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매일 아침 등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발열 상태를 검사해 감염 의심자가 발견되면 즉시 보건소에 신고해 격리토록 했다.

이재철/박신영 기자 eesang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