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7일 이내 학생ㆍ교사 귀가 속출

지난주 고교에 이어 서울 시내 일부 초·중학교도 여름방학을 마치고 24일 개학했지만 날로 확산하는 신종플루 탓에 어수선한 분위기다.

귀국한 지 7일이 지나지 않았으면 나오지 말라는 권고에도 등교했다가 귀가한 교사나 학생이 속출했고 교육당국과 학교가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교사·학생·학부모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강북구의 한 중학교 보건교사 A씨에 따르면 개학일인 이날 오전 해외여행을 다녀온 학생을 점검한 결과, 귀국 후 7일 이내인 학생 11명 가운데 4명이 등교해 부리나케 집으로 돌려보냈다.

외국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된 교사도 일부 출근해 곧바로 귀가했다고 A교사는 전했다.

또 열이 있으면 보건교사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알리게 했는데 오전에만 무려 17명이 발열을 호소, 모두 병원에 갔다고 했다.

A교사는 "서로 얼굴을 만지지 않고 손을 잘 씻는 것이 현실적으로 예방에 도움이 될 것 같고, 예의에 어긋날 수 있지만 수업 중에도 마스크를 쓰게 하는 것도 바람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또 다른 중학교에서도 외국에 다녀온 지 7일 이내인 학생 7명 중 5명이 개학일인 이날 등교했다.

이 학교 보건교사 B씨는 "아이들이 집에 잘 돌아갔는지 점검하려 확인전화까지 했다"고 말했다.

또 신종플루에 걸린 게 아닌지 걱정스러운 얼굴로 보건실을 찾은 학생도 이날 오전 3명 있었으나 열이 나는 정도가 일반 감기 수준이어서 안심하고 돌려보냈다고 B교사는 설명했다.

이 학교 교감 김모(57)씨는 "아이들에게 사람이 많이 몰린 곳에 가지 말라고 교육하면서도 교실에 몰려 있으니 걱정"이라며 "휴교를 검토할 필요가 있을 정도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여서 중3생인 김대윤(16)군은 "감염되고 일주일 안에 약을 먹지 않으면 죽는 것 아니냐. 치료제가 부족하다고 하던데 걱정이다.

친구들끼리 이런 얘기를 하며 정보를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중학교 2학년인 김민지(15)양은 "학교가 제일 위험하다고 들었는데 휴교를 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손을 자주 씻어야 하는데 세면대에서 걸레도 빨고 비누도 더러워 손 씻기가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각 대학도 내달 초 개강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서강대는 인근 보건소와 협의해 지난 20일 이후 입국한 학생들에게 진료를 받게 하고 있고 서울시립대는 해외에서 들어온 학생, 교수, 교직원을 입국 후 7일간 집에서 쉬도록 권고했다.

연세대는 조만간 학생처나 교무처 등 관련 부서 직원이 모여 신종플루 회의를 통해 새 학기 대처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다른 대학들도 예방 지침을 전자우편이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홈페이지에 `올바른 손 씻기 6단계' 등 예방수칙을 팝업창으로 띄워놓고 신종플루 차단에 힘을 쏟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김연정 기자 min76@yna.co.kr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