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이 신종플루 백신 확보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국내 제약업계가 중국산 백신 수입을 추진하고 있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 3~5곳이 중국의 백신 기업 2곳으로부터 신종인플루엔자 백신 수입과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B사와 H사, 또 다른 H사는 중국 백신기업 시노박 등으로부터 공급의향서를 확보하고 보건당국에 허가 절차를 상담하고 구매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보건당국도 초겨울 대유행이 발생이 우려되는 가운데 비상사태를 대비해 중국산 백신에 대해서도 신속한 허가절차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내에서 한 번도 품질을 검증한 적이 없는 중국산 인플루엔자 백신을 단기간에 도입하는 데 대해 제약업계 내에서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과거 상위권 제약사가 중국산 일본뇌염 백신을 도입했으나 시장에서 외면받은 사례를 거론하며 "정부가 중국산 신종플루 백신을 일부 구매한다 하더라도 접종 대상자를 선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구매 물량을 우선적으로 접종받을 대상으로는 의료인과 군인, 호흡기질환자, 영유아, 초등학생 등이 거론되고 있다.

중국산 백신을 도입하더라도 실제 수입시기는 국산 백신 공급시기보다 늦어져 신속한 물량 확보에는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 7월말께 임상시험에 진입한 중국 백신기업들이 10월경에 자국 허가를 받는다고 해도 국내 허가를 위해서는 임상시험 결과 검토와 현지 생산시설 실사, 품질검사, 국가검정 등에 2개월가량 소요되기 때문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정부가 중국산 백신을 구매한다고 해도 신속한 물량 확보 차원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