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투그란데 미학'이라는 브랜드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전북 익산 소재 제일건설은 지역업체로는 보기 드물게 탄탄한 입지를 굳힌 회사다.

외지 업체라는 핸디캡을 딛고 대전 지역에서도 상륙하자마자 독특한 마케팅 전략으로 교촌지구,낭월동,학하지구 등에서 잇따라 분양에 성공한 제일건설은 최근 들어 지역을 뛰어넘어 수도권까지 진출하는 등 빠른 속도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88년 설립 이래 모두 3만여채에 달하는 아파트를 공급하면서 '주택 건설의 명가'로 자리 잡은 제일건설의 시공능력은 2007년 140위,2008년 98위에 이어 올해는 71위.

2년 만에 69계단을 끌어올린 것.윤여웅 대표(59)는 "'오투그란데 미학'에 대해 많은 사랑을 줘 매우 감사하다"며 "하청의 70% 이상을 대전 업체에 맡겨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대전시민들에게 살기 좋은 집을 저렴하게 지어주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외환위기 때도 어려움을 이겨냈다.

"외환위기 때 제일건설은 구조조정을 하는 대신 오히려 사업을 더욱 활발하게 펼쳤다. 당시에도 익산에 임대아파트 700여세대를 비롯해 1000세대가 넘는 아파트를 분양했다. 사업영역을 확대한 것도 외환위기 때였다. 주택사업에만 전념하다 일반건설업 면허도 이때 취득했고 ISO 인증도 받았다. 남들이 모두 움츠리고 있을 때 우리는 거꾸로 사업을 일으켰던 셈이다. "


▼어려운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경영을 펼칠 수 있었던 노하우가 있다면.

"제일건설은 주택 품질에 관한 한 대기업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 그동안 전북 지역에서 서울이나 수도권 유수의 대기업들이 주택을 많이 공급했지만,품질에 대한 평가는 오히려 제일건설이 한발 앞섰다. 이 때문에 대기업들이 분양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제일건설이 짓는 아파트는 모두 분양에 성공했다. 대표인 나 자신도 매일 새벽 현장을 점검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차 안에는 현장에서 신을 수 있는 안전화와 장화를 비롯해 망치와 전지가위 등을 싣고 다닌다.


▼인재 양성을 어떻게 하고 있나.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결국 제대로 된 사람들이 회사를 키워간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제일건설은 인재를 양성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그 인재들이 회사 성장의 원동력이 돼왔다.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소비자들의 욕구를 정확하게 꿰뚫는 판단력도 중요하다. "


▼특이하게 전무나 상무라는 직제가 없는 회사로 알고 있다.

"말단 직원도 책임자가 될 수 있는 열린 조직 문화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무에 따라 이사나 부장 과장 대리,누구나 팀장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수평적 조직구조는 자칫 책임과 권한 등에서 혼선을 빚을 수 있지만 잘만 운용하면 업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실무 중심의 직원 관리가 제일건설을 실속 있고 내실있는 회사로 만들었다. "


▼수도권으로 진출한 지역 건설업체들 중 분양실적이 좋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들이 많다. 이에 대한 대비책은.

"우선 각 금융기관으로부터 재무구조가 탄탄한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2007년에는 대한주택보증으로부터 신용평가 A플러스를 획득했다. 우수기업이나 혁신기업 등에도 여러 차례 선정되는 등 내실 있는 기업으로 부각되고 있어 다른 지역업체와는 다르다. 최근 제일건설이 준공하는 아파트들은 이미 2~3년 전의 아파트들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리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니즈에 맞는 친환경 주거공간을 제공하고 있어 수도권 공략도 자신하고 있다. "

▼부동산 구입시기를 저울질하는 수요자들이 많다. 미분양이 많은 지방의 수요자들을 위해 조언한다면.

"최근 수도권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지방 사정도 차츰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파트는 매매할 때와 입주 이후의 상황,초기 분양률 등을 꼼꼼히 따져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요자들은 시기를 고민하기보다는 입지, 제품, 가격을 고려해 합리적이라는 판단이 서면 과감히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