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대치로 치닫던 쌍용차 사태가 6일 노사 대타협을 통해 전격 타결되면서 강제 진압을 자제하고 평화적 해결을 이끈 경찰의 역할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경찰은 노조 거점인 도장2공장을 완전 포위하고 시간을 끌며 물리적, 심리적 압박을 병행하는 '강온' 전략으로 노조를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도록 굴복시켰다.

경찰의 본격적인 압박작전은 사태 해결의 돌파구로 기대를 모은 두 번째 노사협상이 결렬되면서 시작됐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전면적인 노조 압박에 나섰지만 도장2공장 강제 진압에는 극도의 신중을 기했다.

경찰은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 가능성이 낮아지자 4~5일 이틀에 걸쳐 강력한 진압 작전을 펼쳐 도장2공장을 제외한 주변 시설물을 모두 장악했다.

특공대원들이 탄 컨테이너를 도장2공장과 맞붙은 조립3,4공장 옥상에 투입시키고 헬기 래펠작전을 펼치며 도장1공장까지 장악, 주변 건물을 모두 경찰의 통제권 아래 넣었다.

이틀 사이 파죽지세로 노조가 점거했던 시설물을 차례로 장악한 기세로 보면 곧바로 도장2공장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보였지만 경찰은 자제했다.

무엇보다도 도장2공장에는 상당량의 인화물질이 보관돼 있어 '화약고'와도 같은 시설이어서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점이 고려됐다.

용산 철거민 참사로 사회적 비난과 함께 김석기 당시 경찰청장 내정자가 낙마하는 등 조직 전체가 후폭풍에 시달린 바 있어 강경 일변도의 진압을 피하자는 계산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6일까지 자진해서 나오는 노조원에게는 최대한 선처하겠다"는 조현오 경기지방경찰청장의 5일 발표는 시의적절했다.

이후 강제 진압 임박설이 돌고 점거 노조원들 사이에 동요와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농성대열 이탈자가 급속도로 늘어났다.

5일 하루에만 110명이 도장2공장을 빠져나오는 등 협상 결렬 당일인 2일부터 이날까지 모두 236명이 이탈했다.

퇴로를 열어 둔 경찰의 압박으로 벼랑 끝에 몰린 노조는 최후의 선택을 놓고 고민하다 점거 파업 77일째인 6일 사측에 대화를 제안했고 1시간여만에 대타협의 손을 맞잡았다.

경기경찰청 관계자는 "안전이 담보될 수 있도록 신중에 신중을 기하면서 편 강온 전략이 먹혀든 것 같다"고 말했다.

(평택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gaonnu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