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라이선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히트시키며 뮤지컬 대중화에 한 획을 그었던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가 또 한번 실험에 나선다. 이미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YG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빅뱅의 대성과 승리에게 주연을 맡긴 뮤지컬 '샤우팅'을 오는 12일부터 11일간 서울 서초동 한전아트센터 무대에 올리는 것.스타를 꿈꾸는 두 청소년의 성장기를 다룬 이 작품은 귀에 익은 빅뱅의 히트곡들과 14개의 창작곡이 어우러져 있다.

10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아이돌그룹 빅뱅의 두 멤버가 출연하니 관객을 동원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터.지난 6월17일과 7월6일 각각 1,2차 티켓예매 오픈 때 하루 평균 2500~3000장씩,지금까지 총 1만2000여석의 티켓이 팔려나갔다. 이 공연장 객석은 총 959석.총 20회 공연 횟수를 감안할 때 두 번의 티켓 오픈만으로 유료객석 점유율 66%를 달성한 셈이다.

설 대표에겐 '뮤지컬계의 미다스 손'이라는 별명이 따라다닌다. 최근 13년 만에 무대에 다시 올라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 '브로드웨이 42번가'도 그가 기획한 작품이다. '42번가'는 평일 낮 공연까지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하면서 하루 평균 1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적자를 보는 순간 그 작품은 실패한 것입니다. 뮤지컬은 상업 예술입니다. 예술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흥행성은 뮤지컬의 핵심이죠." 그가 말하는 흥행성은 전 세계 어디서나 통용될 수 있는 보편적 정서를 담은 뮤지컬을 뜻한다.

뮤지컬 '샤우팅'은 설 대표의 경영철학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작품이다. 이 뮤지컬은 방송국 밑바닥부터 고생해온 아이들이 어떻게 스타가 되는지를 보여주는 내용으로 PD 간 세력다툼 등 방송국 내부의 갈등도 풍자적으로 그리고 있다. 실제로 그는 KBS무용단장으로 재직하던 중 1988년 서울올림픽 개회식의 피날레 안무를 계기로 이름을 알리게 됐고,이후 SBS의 예술단장으로 스카우트됐다. 10년간의 방송국 생활이 이 작품의 모태가 된 것."시나리오를 써놓고 캐스팅하려고 보니 악착같이 노력해 정상의 자리에 오른 빅뱅의 두 멤버가 떠올랐죠.이 시나리오의 주인공은 한류스타가 될 수도 있고,배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한류시장을 겨냥해 계속 발전시킬 거고요. "

그는 뮤지컬 본바닥인 미국 진출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 "현재 '샤우팅' 외에도 '천국의 눈물'이라는 엠넷미디어와의 합작 작품을 준비 중이에요. 지난 5월 미국에서 세 번째 워크숍까지 진행했죠.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 혼이 작곡을 맡고 잭 머피가 작사했습니다. 브로드웨이를 겨냥한 작품인 만큼 '오페라의 유령' 주인공으로 유명한 브래드 리틀 등을 초청해 '쇼닥터' 개념의 워크숍을 했고요. 워크숍 한 번 할 때마다 1억원에 가까운 비용이 들지만,완성도 높은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브로드웨이의 성공방식을 철저히 따르고 싶었죠."

김보라/허문찬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