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사건 하루만에 전통문 보내와.."연안호, 조사결과따라 처리"
南 "인도적 차원서 조속 석방"


남북은 31일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갔다가 북에 예인된 우리 어선 '800 연안호' 처리 문제와 관련, 군사 실무 책임자 라인을 통해 공식 소통을 시작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측은 사건 발생 하루만인 이날 오후 군 통신선을 통해 동해지구 군사실무 책임자 명의로 전통문을 보내 "현재 연안호에 대해 해당기관에서 구체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조사결과에 따라 선원들과 연안호 문제가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이날 오후 북측이 전통문을 보내온 것과 같은 경로로 선원들의 조기 송환을 재차 촉구했다.

정부는 우리 측 동해지구 군사실무 책임자 명의로 북측에 보낸 전통문에서 "7월30일 우리 측 어선 연안호의 북방 한계선 월선은 항로착오로 인한 것"이라며 "따라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조속히 선박과 선원을 송환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남북은 향후 양측 군사실무책임자 채널을 통해 사건 처리 문제를 협의하게 될 전망이다.

앞서 30일 연안호 월선 이후 이날 오전까지 남북은 해사 당국간 통신 채널을 활용, 초보적인 교신을 해왔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이날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자리한 탈북 청소년 배움터인 `한누리학교'를 방문, 연합뉴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북측이 전통문을 보내온데 대해 "일단 상황에 대해 신속한 반응이 왔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하지만 앞으로 좀 더 두고 보겠다"고 말했다.

현 장관은 이어 "이 사안이 의도적인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북측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우리 선박을 조속히 돌려 보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앞서 브리핑에서 "우리 선박이 NLL을 월선한 것은 우발적인 사고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이에 따라서 북측에 (30일) 인도적인 차원에서 조속히 송환해 줄 것을 촉구했다"며 "선박의 표류나 사고에 의한 월선과 관련해서는 남북간에 그동안 처리했던 여러 선례들이 있으니 그에 따라서 북한이 인도적인 차원의 조치를 조속히 취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9t급 오징어 채낚이 어선 '800 연안호'는 30일 오전 5시5분께 강원도 제진(옛 저진) 동북쪽 37km 상의 동해 NLL을 13km가량 넘어갔다가 북한 경비정 1척에 의해 장전항으로 예인됐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김승욱 기자 jhcho@yna.co.krksw0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