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생일날 협상이 타결됐으면 좋았을 텐데.."

쌍용자동차 노조가 창립 22돌을 맞은 31일 점거농성중인 노조 조합원이나 공장 밖에 있는 조합원은 이틀째 이어진 노사 협상에서도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쌍용자동차는 별다른 이벤트는 없었지만 노조 창립기념일에 맞춰 매년 7월 31일부터 1주일 동안 달콤한 여름휴가를 보냈다.

생산현장에서 땀을 흘렸던 조합원들에게 창립 기념일은 가장 기다리던 날 중에 하나였다.

조합원들에게는 비싸지는 않지만 휴가용품 등 노조 창립을 기념하는 선물도 주어졌었다.

올해는 연초부터 법정관리가 시작된데 이어 조합원간 극한 대립으로 치달으며 노노갈등을 겪는 등 71일째 옥쇄파업이 이어진 상태여서 창립 기념일을 맞은 조합원들의 바람은 더욱 간절했다.

점거농성을 풀고 평화적으로 사태를 해결하자는 취지에서 노-사가 머리를 맞댄 지 이틀째, 형, 동생하고 지내다 깊어질대로 깊어진 감정의 골을 완화시켜줄 대타협이 기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틀째 마라톤협상 속에서도 노사 모두 해고 근로자 처우 등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합원들을 허탈하게 했다.

점거농성에 참여한 한 조합원은 "상황이 상황인 만큼 오늘이 노조 창립기념일인지도 몰랐다"며 "협상 타결과 함께 축포를 쏘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왕이면 창립기념일에 맞춰 협상이 타결되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장 밖에 있던 조합원도 "이왕이면 특별한 날에 대타협이 이뤄져 서로 살 수 있는 방안이 나오길 바랐는데 노사 모두 양보를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며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양쪽 다 피해가 커지는 만큼 조만간 해결책을 찾기를 바랄 뿐이다"고 밝혔다.

(평택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wy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