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 연안호'가 북한 장전항으로 예인된 지 하루가 지난 31일 고성 거진항 어민들은 하나같이 이번 사건이 조기에 해결돼 선원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라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항구에 나온 몇몇 어민들은 일손이 잡히지 않는 듯 삼삼오오 모여 앉아 연안호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특히 하루빨리 가장들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선원 가족들은 모두가 한숨도 못 자고 뜬 눈으로 밤을 새워 주위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번 일로 인한 충격으로 외부접촉을 피한 채 병원치료까지 받은 연안호의 선주이자 선장 박 씨의 부인인 이모(50) 씨는 이날 오전 전화통화에서 "가족들이 모여 걱정으로 밤을 지샜다"며 "선원들이 모두 무사히 돌아올 수 있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 씨 집을 찾은 한 주민은 "가족들의 애타는 심정을 어떻게 표현하겠느냐"라며 "이번 일이 빨리 해결돼 선원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모든 국민이 한마음으로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씨 집 주변의 주민들 역시 "어제 온종일 나오는 뉴스를 보고 많이 놀랐다"며 "기계고장으로 일어난 실수인 만큼 북한은 선원과 선박을 빨리 돌려보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어제 하루 출어를 포기했던 거진항 선적 오징어채낚기 어선들도 출어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채낚기선주협회 관계자는 "어선들이 대부분 오후에 출항하기 때문에 추이를 좀 지켜본 뒤 출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해경은 이번 사건과 관련, 유사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장비 점검과 조업 시 위치보고, 안전항해 등에 철저를 기해줄 것을 어민들에게 당부했다.

(고성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mom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