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 산골서 70대 노인이 기르던 염소떼가 한꺼번에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 경찰이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30일 충주경찰서에 따르면 충주시 산척면 명서리 인근의 산골에서 "전 재산인 염소 48마리를 도난당했다"는 다급한 신고가 접수된 것은 지난 28일 오후 4시께.
당시 부인과 함께 충주시내 병원을 다녀온 황모(75) 노인은 집 옆 300㎡ 농장에 자신이 키우던 염소들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화들짝 놀랐다.

애지중지 기르던 염소들이 사라지자 눈앞이 캄캄해진 황 노인은 다급한 마음에 경찰에 도난 신고를 했다.

경찰은 황 노인의 진술을 토대로 외지인의 침입 흔적과, 농장주변 울타리 등 주변 일대에 대한 조사에 나서 멧돼지 발자국과 집에서 20m 떨어진 1m높이의 철재 울타리 중간에 50㎝ 크기의 구멍이 난 곳을 발견했다.

결국 잃어 버린 염소를 찾아 황 노인의 농장 인근에서 이틀째 수색작업을 벌이던 경찰은 30일 오전 10시께 농장 뒤 60여m 떨어진 천등산 자락 중턱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던 염소 32마리를 발견했다.

충주경찰서 강력 2팀 홍석우 경위(55)는 "멧돼지 출현으로 놀란 염소들이 야산으로 달아난 것을 황 노인이 도난으로 착각한 것 같다"며 "황 노인의 안타까운 마음을 지나칠 수 없어 수색작업을 시작했고 남은 염소를 모두 찾겠다"고 말했다.

(충주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n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