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플래너ㆍ케이터링 서비스 등 비용 상당
"부담없는 실속형 파티도 얼마든지 가능"

파티 전문 플래너(기획업체)와 케이터링(출장 연회업) 서비스 등을 이용한 어린이 생일파티 문화가 자리 잡은 것은 2000년대 중반부터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해외여행 바람이 불면서 여행, 연수, 유학 등으로 미국 문화를 경험한 중.상류층이 국내로 들어와 자녀의 생일파티를 미국식으로 챙기게 된 것.
강남에 사는 구모(45.여)씨는 "미국에 있을 때 파티 플래너 등이 생일 파티를 연출하는 것을 보고 신선하다고 느꼈는데 한국에 돌아와 보니 이미 이런 문화가 퍼져 있었다"고 말했다.

파티 플래너가 준비하고 진행하는 생일파티가 큰 인기를 끄는 것은 세심하게 연출된 파티가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풍선이나 리본, 조명 등을 이용해 화려하게 꾸며진 파티 장소에서 아이들이 마술 쇼, 페이스 페인팅, 레크리에이션 게임 등을 즐기다 보면 한두 시간은 금방 지나가게 된다.

생일을 맞은 아이는 공주나 왕자 차림으로 꾸며 입고 피나타(종이자루 등에 사탕이나 초콜릿 등을 잔뜩 넣고 막대기로 쳐서 터뜨리는 놀이) 등을 진행하면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게 된다.

문제는 이런 파티를 진행하는 데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는 것.
일단 전문 플래너가 생일파티를 진행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30만~60만 원에 달한다.

여기에 반 아이들을 모두 초대하면 아이들의 부모도 파티에 참석하는 경우도 있어 케이터링이나 출장뷔페 서비스를 이용하면 1인당 2만~3만 원씩, 40~50명분의 식사비용이 든다.

초등학교 1~2학년은 반 아이들을 모두 부르는 것이 관례처럼 돼 있다.

파티가 끝나고 아이들이 집에 갈 때 주는 학용품이나 장난감 등 답례품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비강남지역은 생일이 비슷한 시기에 있는 4~5명의 학부모가 모여서 파티를 치러주기도 하지만, 강남에서는 대부분 개별적으로 파티를 가져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일부 부유층은 특급호텔이나 상류층 전용클럽을 이용해 적게는 수백만 원 많게는 1천만 원이 넘는 호화 생일파티를 치러줘 보통 엄마들의 기를 죽이고 있다.

대치동에 사는 주부 이모(38)씨는 "생일파티를 제대로 하려면 비용이 100만 원을 훌쩍 넘어간다.

`대전' 사람으로서 부담이 크지만 아이 기가 죽을까 봐 안 해줄 수도 없다"고 말했다.

`대전' 사람은 `대치동에 전세 사는' 사람의 신조어로, 아이 교육을 위해 강남지역에 전세 입주한 사람을 말한다.

파티 전문가들은 아이 생일파티를 진정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들려면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형편에 맞는 실속형 파티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어린이 파티 전문업체 `파티맨'의 이영은 대표는 "비용이 부담되면 여러 학부모가 같이 파티를 준비해도 되며 음식 등을 직접 마련해 비용을 줄일 수 된다.

타워팰리스에서도 생일파티에 떡볶이 등으로 애들을 대접하는 엄마도 있다.

애들이 호텔 요리라고 더 좋아하겠는가? 애들이 힘든 공부에서 벗어나 즐거운 시간을 갖도록 해준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