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상어 등 잇따라 출현..대비책 세워야

본격 휴가철을 앞두고 경남 남해안 해수욕장에 상어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어 피서객의 안전을 위한 대비책이 요구되고 있다.

28일 통영해경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2시30분께 경남 거제시 동부면 학동흑진주몽돌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수백여m 떨어진 해상에 귀상어 두마리가 나타나 수영을 하고 있던 피서객들이 놀라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귀상어 두마리는 해수욕장 옆 유람선 선착장 인근까지 등지느러미를 드러낸 채 헤엄을 쳤고 통영해경은 피서객들의 안전을 위해 수영금지 조치를 내린 뒤 경비정과 순찰정을 동원해 상어쫓기에 나섰다.

통영해경은 상어가 사라진 것을 완전히 확인하고도 하루가 지난 27일 낮 12시부터 다시 피서객들의 입수를 허용했다.

귀상어 두마리는 26일 오후 사라졌으나 다음 날 오전 6시30분께 해수욕장 인근 해상에 설치된 정치망에 몸길이 3.1m 가량인 귀상어 한마리가 잡혔다.

해경은 전날 나타난 두마리 가운데 한마리로 추정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는 먼바다인 통영 홍도 근해에서 몸길이 2m20㎝짜리 청상아리 한마리가 중형기선저인망어선 그물에 걸려 잡혔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3월 동해와 남해에서 4m가 넘는 대형 백상아리가 잇따라 출현하거나 잡히자 상어대처요령을 발표하기도 했다.

국립수산과학원 자원연구과 김정년 박사는 "귀상어는 백상아리와 함께 성질이 포악한 상어종류에 속한다"며 "최근 부산 공동어시장에 상어가 자주 위판되는 등 해양 온난화에 따라 우리나라 주변바다가 따뜻해지면서 상어 출현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름철 우리나라 해수욕장들은 더 이상 상어 안전지대가 아니다"며 "피서객들을 보호할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산시소방본부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상어가 피서객들이 있는 해안으로 접근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는 퇴치기를 호주에서 도입해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다.

상어는 물고기에서 나오는 약한 전류를 느껴 먹이를 잡아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퇴치기는 물고기의 3천배에 해당하는 강력한 전류를 흘려 상어가 접근하면 놀라서 도망치게 한다.

(거제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sea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