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 앞도 못 본’ 울주군, 명선교 높이 17.5m 고집










울산시 울주군이 서생면 회야강 하구에 인도교로 건설중인 명선교 다리 높이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울주군은 지난 3월 서생면 진하리와 강양리를 잇는 명선교를 내년 2월께 완공예정으로 착공에 들어갔다.총 97억9천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명선교는 길이 145m, 너비 4.5m, 높이 17.5m 규모로 부대시설로는 공원과 엘리베이터 2곳, 공중화장실, 야간조명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울주군 관계자는 “명선교가 완공되면 전국적인 관광명소인 간절곶 해맞이공원과 진하해수욕장 등을 잇는 울주군지역 최고 명물이 될 것”이라며 “지역 관광개발과 경제발전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신장열 울주군수가 이달초 사업비 3000여억원을 투입해 명선교 인근의 회야강 하구에 마리나항 개발등 서생 진하 일대에 국제규모의 해양레포츠 벨트를 조성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명선교 다리 높이가 논란의 핵으로 떠올랐다.

울산요트협회측은 울주군의 이같은 계획이 “앞뒤가 맞지않은 선심성 행정”이라고 당장 반발했다. 현재 울주군이 계획중인 ‘명선교’의 높이 17.5m로는 중·대형급 요트가 입출항 할수가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요트협회 관계자는 “회야강 하구가 명실상부한 국제수준의 마리나항으로 발전하려면 높이가 20m이상되는 대형요트의 입출항이 가능해야 한다”며 명선교의 높이 변경을 촉구했다. 이 관계자는 “요트의 깃대높이는 소형급이 14~15m, 중형급 16~17.5m, 대형 18m 이상으로 나뉘지만 실제 간·만조와 파도높이 등을 감안하면 명선교의 높이 17.5m로는 안전하게 드나들 수 있는 요트는 소형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뒤늦게 상황을 인식한 울주군의회도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거론하고 나섰다. 최인식 의원은 최근 열린 군의회 산업건설위원회에서 “명선교의 높이를 변경하지 않으면 명선교는 물론 마리나항 개발도 물건너 가게된다”며 명선교 를 더 높이거나 아니면 개폐식 형태로 설계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울주군은 “다리 구조물 제작이 거의 완료단게에 있어 다리 높이 수정은 불가능하다”고 당초 계획 그대로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심지어 울주군의 한 고위 공무원은 “명선교의 높이가 낮아 회야강 하구 마니라항을 이용할 수 없는 중·대형요트는 인근 부산의 송정항에 들어가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요트협회측과 울산시민들은 “울주군이 과연 마리나항을 비롯한 해양관광벨트 조성 의지가 있는지 의문스럽다”면서 “울주군의 이같은 억지춘향 때문에 울산시 전체의 해양관광자원 개발계획이 큰 차질을 빚게 되지 않을 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