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기 최장의 '개기일식 쇼'가 펼쳐진 22일 시민들은 달이 해를 가리는 신기한 광경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광진구 광진광장과 연세대 중앙도서관 앞, 노원구 서울영어과학공원 중앙광장 등 서울 시내에 마련된 공개관측 행사장에는 오전부터 수많은 시민들이 몰려 21세기에 가장 길게 이어진 일식을 지켜봤다.

이날 서울의 날씨는 화창해 시민들은 주최 측에서 나눠준 일식 관측기를 눈앞에 대고 고개를 들어 1시 방향부터 조금씩 태양이 가려지는 일식의 장관에 빠져들었다.

8살과 4살배기 두 딸과 함께 광진광장을 찾은 진정선(36.여)씨는 "오전 9시50분부터 나와서 보고 있는데 시시각각 해가 가려지는 장면이 정말 멋있고 아이들이 재미있어 한다.

가장 많이 가려지는 순간까지 보고 가려 한다"고 말했다.

가족이나 연인 단위로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은 "우와, 정말 가려졌다", "이게 일식이구나", "정말 신기하네" 등 탄성과 환호를 저절로 쏟아냈다.

시민들은 하늘을 바라보다가 구름이 해를 살짝 가렸을 때 잠시 고개를 내려 휴식을 취했으며, 구름이 걷히면 다시 태양을 보며 일제히 "와!"라고 함성을 지르기를 반복했다.

카메라를 준비해 온 시민은 수십 년마다 한번씩 있는 일식을 사진으로 담기 위해 연방 셔터를 눌러댔고, 휴대전화 카메라 렌즈 앞에 관측기를 갖다 대고 사진을 찍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왕십리역 광장에서 일식을 지켜보던 서보경(26.대학생)씨는 들뜬 목소리로 "10년째 취미로 천체관측을 하고 있다.

2007년 3월 일식은 날씨가 흐려 관측을 잘 못했는데 더 많이 가려지는 일식을 맑은 날씨에 봐서 기쁘고 참 신비하다"고 말했다.

롯데월드에서 일식을 지켜본 김태형(30)씨는 "역사적 순간을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태양이 달처럼 느껴진다.

반달, 초승달처럼 보인다"고 신기해했다.

직장인들도 사무실을 빠져나와 햇볕이 드는 곳을 찾아 태양을 올려다보며 일식의 신비로움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김포공항에 근무하는 한국공항공사 조모(37.여)씨는 주차장으로 나가 사진 필름을 눈에 대고 태양을 지켜본 뒤 "생전에 한번 볼까 말까 한 광경을 볼 수 있어서 신기하다.

말로만 듣다가 직접 보게 되니 좋다"며 활짝 웃었다.

광진광장에서 한국천문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공개관측 행사를 준비한 세종대 천문우주학과 이대섭(24)씨는 "다음에는 평양에서나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일식은 정말 좋은 기회"라며 "많은 분들이 참여해 기분이 좋다"고 기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