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는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아파트 매입경위 등 도덕성 문제를 둘러싼 야당 의원들의 송곳 질문에 진땀을 뺐다.

천 후보자는 서울 신사동 고급 아파트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친인척과 지인으로부터 23억5천만원을 빌린 경위에 대한 의혹제기가 이어지자 "여러가지 의문을 갖게 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신중치 못했다는 점을 반성한다"고 거듭 몸을 낮췄다.

그러나 거래 관계에 대한 금융자료 제출과 아파트 매입 과정에서 15억5천만원을 빌린 사업가 박모씨 및 5억원을 빌린 동생의 재산상황 등 세부내용에 대해서는 "자료가 없다", "정확히 아는 바가 없다"며 구체적 답변을 하지 않았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천 후보자 부부가 박씨와 두차례에 걸쳐 일본여행을 함께한 의혹이 있다고 하자 "비행기에 한국인 단체관광객이 많아 같이 탔는지는 모르지만 같이 간 기억은 없다"고 부인했다.

또한 박 의원이 "야당 의원은 차용증 쓰고 영수증 끊어줬는데 수사를 받고 검사는 10여억원을 그냥 빌렸다 차용증 써줘도 된다면 야당 의원들은 억울해서 살겠느냐"고 꼬집자 "기존 아파트를 팔면 다 갚을 수 있어서.."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는 그러나 "박씨와는 전혀 특별한 관계가 아니다", "술자리도 한 적이 없다"며 `특수관계'가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적극 반박에 나섰다.

장남 결혼식 장소와 관련해서도 "교외에서 했다"고 답변했다가 박 의원이 "워커힐 W호텔에서 하지 않았느냐"고 따지자 "네. 야외에서 했다"고 정정하기도 했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은 CJ그룹 이재현 회장과 이명박 대통령 측근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회장, 천 후보자간 3각 커넥션 의혹을 제기하며 천 후보자를 몰아세웠다.

박 의원은 "이 회장과 얼마나 친분이 있느냐"고 운을 뗀 뒤 천 후보자가 "사석에서 만난 적은 없고 얼굴 정도 아는 사이"라고 대답하자 "사석에서 만났다는 자료가 있다"며 "공교롭게 CJ그룹의 `살인청부' 사건이 천 후보자의 서울중앙지검장 부임 이후 묻혀졌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천 후보자는 "이미 그 사건은 제가 오기 전에 종결됐고 부임 이후 들은 바 없다"고 반박하자 박 의원은 "이 사건이 미제로 남게 된 것은 천 회장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라며 "천 회장과 CJ측간에 2007년 5월16일 오간 주식거래 계약서를 입수했는데 주식거래 내력을 2008년 12월까지 18개월간 노출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2008년 12월까지 노출되지 않도록 한 것은 대선자금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이 회장과 천 회장, 천 후보자가 얽혀 있는 사건"이라고 재차 압박했다.

그러나 천 후보자는 "주식 거래는 두 분 사이의 일", "전혀 아는 바 없다"고 일축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