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시험지도 전국연합학력평가 문제지와 비슷한 방법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어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13일 평가원에 따르면 매년 6월과 9월 두 차례 시행되는 수능 모의평가 시험지는 전국연합학력평가와 마찬가지로 시험 1~2일 전에 전국 고교 2천73곳, 학원 232곳 등 총 2천305개 시험장으로 보내진다.

시험장이 워낙 많다 보니 모의평가 당일 시험지를 배송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하루 이틀 전에 시험지를 보낸다고 평가원 측이 전했다.

대신 시험장이 설치되는 학원의 원장들을 시험 일주일 전에 소집해 `보안 교육'을 하고 시험지를 유출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쓰게 하는 등 조치만 하고 있다.

그러나 2천300여곳이나 되는 시험장을 일일이 감독하기 어렵고 시험지가 시험 전에 미리 배포되는 한 학원가에 유출돼 강사 및 학원의 이름 알리기 등에 악용될 소지는 다분하다고 교육계 안팎에서 우려하고 있다.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지도 해설강의 제작 편의를 위해 시험 하루 전날 EBS에 전달됐다가 EBS 외주제작사 PD가 이를 사설 학원으로 건네주면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이에 따라 평가원은 시험지 사전 유출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평가원 관계자는 "지금까지 시험지가 사전 유출됐다는 보고가 들어온 적은 없었지만 만약을 대비해 올 9월 모의평가부터 학원에는 시험 당일 새벽에 시험지를 배송토록 하는 등의 시스템 개선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