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력도 난맥상

7일 부산지역에 18년 만의 최고 강수량을 기록한 가운데,부산지방기상청의 예보가 빗나가고 부산시의 긴급 재난대응체계가 허점을 보이는 등 부산의 자연 재해 행정력이 난맥상을 드러냈다.

기상청은 지난 6일 오후 기상예보를 통해 7일 부산과 울산, 경남지역에 40~80㎜의 비가 오겠다고 한 데 이어, 다음날 오전에도 최고 100㎜의 비가 온다고 예보했다.그러나 정작 7일 하루 동안 예보량보다 3배 이상 많은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시내 곳곳의 배수 시스템은 심각한 구조적 문제점을 드러냈다.해운대 센텀시티 일대는 관계당국의 우수관로 관리 부실 탓에 곳곳이 침수됐다.해운대 한 주민은 “센텀시티는 과거 조성 때부터 배수관로의 표면적,경사도,구조 등에서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 곳 같다”고 말했다.

부산지역에서는 8일 오전 10시 현재 주택 253채를 비롯해 상가 140곳, 도로와 인도 212곳 등 무려 605곳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호우경보가 발효된 7일 오전 부산시 재난관리 관련 부서에서는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실태 집계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등 재난대응체계가 제때,제대로 가동되지 못했다.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7일 남구 대연동 368.5㎜,해운대 343.5㎜,수영만 315㎜ 등 부산지역에 평균 310㎜의 비가 내렸다.이는 부산지역에서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1991년 8월 23일에 내린 439㎜ 이후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