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티베트(시짱·西藏) 라싸(拉薩)에 이어 무슬림이 많이 살고 있는 중국 북서부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주도인 우루무치 지역에서 대규모 유혈 시위사태가 발생, 중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6일 AFP에 따르면 5일 오후 7시쯤 3000명 이상의 군중이 우루무치의 인민광장, 해방로 등 도심에 모여 시위를 벌였고 곤봉과 칼 등 흉기로 무장한 이들은 진압 경찰 1000여명과 충돌, 140명이 숨졌다고 중국 정부 대변인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신화통신은 이 지역 공안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129명이 사망하고 816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곤봉과 칼로 무장한 시위대들이 최루탄과 소방호스를 쏘며 가축몰이용 전기충격기를 휘두르는 경찰과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이번 시위는 자정쯤 돼서야 가까스로 진정됐고 우루무치 시내에는 6일 아침까지 모든 차량의 통행이 금지되면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중국당국은 이번 시위가 위구르족 망명 지도자인 레비야 카디르가 이끄는 세계위구르대표대회가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 망명중인 레비야는 위구르족의 분리독립 운동 지도자로서 중국의 위구르족 차별과 탄압을 서방에 폭로하는 대표적인 중국의 반체제 인사 중 하나다.

위구르자치구 당국은 유혈 시위 발생 직후 1000여명의 경찰을 급파해 시위대를 해산시키고 주동자를 색출하는 등 보안과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베이징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며 위구르인 밀집 거주지역과 톈안먼 등에 대한 보안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위구르 단체들은 중국 당국이 최근 민족간 폭력사건에 대해 공정한 수사를 요구하는 위구르인들의 평화적 시위를 강제해산하는 바람에 이번 사태가 빚어졌으며 위구르인 30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 광동성의 한 장난감 공장에서는 한족과 위구르족 근로자간 집단 난투극이 벌어져
위구르인 두명이 숨졌다.

이번 우루무치 폭동은 위구르 지역에서는 지난 1997년 수백 명이 참가한 이닝에서의 반중시위 이후 최대 규모이다.

한편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유라시아 대륙의 한 가운데 위치한 고대 실크로드의 중심지로서, 전체 인구 2000만명 중 위구르족이 830만명으로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종교 역시 수니파 이슬람교를 대부분 신봉하고 있어 문화와 종교, 인종, 언어 등 여러 측면에서 한족과는 뚜렷한 차이가 나는 곳이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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