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김웅한 교수팀

서울대병원 김웅한(소아흉부외과)·노정일.김한석(소아청소년과)·김진태(마취통증의학과) 교수팀은 선천성 심장병을 갖고 있으면서 체중이 2.8㎏에 불과한 신생아(여.생후 2주)를 대상으로 수혈 없이 수술하는 데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수술은 지난달 23일 6시간에 걸쳐 이뤄졌는데, 수술 전 아이는 대동맥 축착증 및 대동맥궁의 저형성증, 심방중격 결손증과 동맥관 개존 등의 합병증을 앓고 있었다.

선천성 심질환인 대동맥 축착증은 선천적으로 대동맥이 좁아져서 대동맥과 폐동맥이 비정상적으로 연결된 증상을 말한다.

동맥관이 막히면 아이가 즉시 사망하기 때문에 대부분 생후 1개월 이내에 수술해야 한다.

대부분의 대동맥 축착은 이번 경우처럼 다른 심장 기형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의료진에 따르면 대동맥 축착증 환자를 수술하려면 다른 심장 수술과 마찬가지로 심장을 멈추고 수술하는 동안 심장기능을 대신하는 기계로 환자의 몸 밖으로 혈액을 뽑아낸 뒤 산소와 혼합시켜 다시 환자에게 넣어주는 체외 순환이 필요하다.

이때 회로의 충전액과 환자의 피가 섞이는 과정에서 생기는 심한 혈액 희석 때문에 생기는 빈혈을 막기 위해 체외순환 회로 충전액에 통상적으로 다른 사람의 피를 수혈하게 된다.

하지만 수술받은 아이는 부모의 종교적 신념 때문에 다른 사람의 피가 섞이는 것을 원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웅한 교수는 "보통 신생아의 경우 체내 혈액량이 매우 적어 체외순환을 하는 동안 혈액이 지나치게 희석돼 아이가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하려면 수혈이 필수적"이라며 "체외순환시 혈액이 최소한으로 희석되도록 하기 위해 그동안 지속적으로 해온 연구가 이번에 효과를 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3㎏도 되지 않는 신생아에게 수혈을 하지 않고 심장수술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아이는 수술 후 별다른 문제 없이 회복 중이어서 조만간 퇴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수혈 수술로 생명을 건진 아기와 김웅한 교수>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