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있을 수 없는 일"…진통 예상

보건복지가족부가 29일 2011학년도부터 약학대 입학정원을 390명 늘리고 이중 250명을 약대가 없는 5개 시ㆍ도에 배정키로 하자 기존 약대가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 20개 약대로 구성된 한국약학대학협의회(이하 약대협)는 이날 서울대 약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시간부로 지금껏 진행해 온 약대 6년제 학제 변경 관련 절차를 전면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약대협은 또 약학대학 입문자격 시험(PEET) 홈페이지(http://kpeet.or.kr/)를 폐쇄하기로 했다.

약대협의 이러한 반응은 늘어난 정원 390명 중 상당 부분이 지방 약대 신설에 배정돼 기존 약대 대부분의 입학 정원이 지금의 30~40명선으로 사실상 동결된 데 따른 것이다.

이들은 "약대 6년제를 시행하려면 교수 충원ㆍ시설 확충 등 추가비용 발생이 불가피한데 입학정원을 묶어놓으면 정상적인 투자가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방에 새로 신설될 약대 역시 입학정원 50명 이하의 소규모인 탓에 이번 조정안은 결국 부실한 약대를 양산하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고 약대협은 덧붙였다.

약대협은 "2011학년도에는 약대 6년제 시행에 따라 2009~2010년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게 된데 따른 결손분 420명을 기존 대학에 우선 배정하고 이후 약대 신설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미 학생, 학부모들에게 약대 6년제 개편 방안이 고지된 상황에서 관련 절차를 중단하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번 약대 정원 증원과 약대 6년제 개편은 직접적인 관련도 없다"며 "최대한 대학들을 설득해 예정대로 약대 6년제 개편이 시행되도록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이와 함께 26년 간 동결된 약대 입학정원을 2011학년도 입시부터 1천210명에서 1천600명으로 늘리는 복지부의 정원 조정안을 토대로 세부 심사기준을 만든 뒤 약대 신설 또는 정원 증원을 희망하는 대학들의 신청을 받아 연말까지 정원을 배분할 계획이다.

현재 고려대와 연세대, 한양대 등 서울의 대학들을 비롯해 경북대, 전북대, 대구대, 을지대, 제주대 등 상당수 대학이 약대 신설을 추진 중이어서 정원 배분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황철환 기자 hwangch@yna.co.kr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