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교습시간을 오후 10시(초등학생은 9시)까지로 제한하는 조치가 내년 1월부터 전국에 걸쳐 일괄적으로 시행된다. 또 전국 30곳에서 운영되는 자율고(자율형 사립고)는 내신 성적과 관계없이 '선(先)지원 후(後)추첨제'로 학생을 선발하게 된다.

▶ 고3 성적만으로도 대학 간다
▶ 내신 9등급 상대평가→5등급 절대평가로 변경

26일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당 · 정은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중산층 · 서민의 학습복지를 위한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마련,연내에 관련 법 개정을 끝내고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볼 때 지자체별 학원 교습 제한 시간이 다를 경우 학원이 빨리 끝나는 지역에서 늦게 끝나는 곳으로 버스까지 동원해 이동하는 부작용이 있었던 만큼 학원 교습시간을 제한하려면 법률 개정을 통해 전국적으로 통일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학원 교습시간 제한은 오후 9시와 10시 등 두 가지 안이 제시되고 있으나 초등학생은 오후 9시,중 · 고등학생은 10시로 차별화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 관계자는 학원 교습시간 제한의 시급성과 관련해 "현재 학원들이 오후 10시와 11시 이후에도 매출 확대를 위해 일명 '족집게 강좌'를 집중적으로 배치하는 편법을 쓰고 있다"며 "학생들의 건강과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교습시간 제한은 내년 1월부터 최우선적으로 시행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 · 정은 내신 절대평가제 도입 또는 특목고 입시에서 내신 성적 반영을 제한하는 등의 사교육비 경감 대책은 이르면 2012학년도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최소 3년의 준비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자율형 사립고도 일반 고등학교와 마찬가지로 '추첨제'를 통해 학생을 선발토록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달 자율고 지원 자격을 내신 상위 50~100%로 제한한 뒤 추첨토록 하는 2단계 전형 방안을 확정했으나 이를 백지화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이주호 교과부 제1차관은 이날 광주 호남대에서 열린 대한사립중고등학교장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자율고 신청이 저조한 것과 관련, "내년에는 법인전입금 부담 등 자율고 지정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교육과의 전쟁 어떻게 이길 것인가' 토론회에는 교원단체와 학부모단체,사교육업체 관계자 등이 참석해 이번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놓고 찬반 격론을 벌였다.

박수진/정태웅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