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곡 전도사로 평생을 살아온 성악계 거목 오현명 한양대 명예교수가 24일 지병인 간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85세.

오 교수는 1924년 만주에서 출생해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했으며, 1963년부터 한국 가곡으로만 독창회를 열어 왔다. 특히 그가 구수한 음성으로 불렀던 '명태'는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 노래를 안 부르면 누가 대신 부르겠냐"는 게 고인의 지론이었다.

1948년 한국 최초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60여편의 오페라에 출연하고, 50여편의 오페라를 직접 연출하는 등 오페라 발전에도 큰 발자취를 남겼다. 1964년부터 1982년까지 국립오페라단장을 맡기도 했다.

2003년 '문학의집.서울'은 오 교수에게 '노래의 시인'이란 칭호를 헌증했다. 쇼팽을 '피아노의 시인'이라고 불렀던 데 근거해 시를 사랑하고 우리 가곡을 애창하는 오 교수에게 선물한 칭호다.

빈소는 서울 행당동 한양대병원이며, 발인은 오는 27일 오전 8시, 장지는 경기도 강촌의 경춘공원이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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