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가 철새 이동의 중간 기착지로 '생명의 구원섬'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환경부 대구지방환경청에 따르면 영남대 독도연구소와 함께 지난 4월30일부터 5월2일까지 2009년도 1차 독도 생태계 실태조사를 한 결과, 총 13과 21종의 조류가 관찰됐다.

이 중 지빠귀과가 5종으로 가장 많이 관찰됐는데, 쇠유리새, 바다직박구리, 개똥지빠귀는 동도에서, 검은지빠귀는 서도에서 각각 발견됐다.

진홍가슴은 동도와 서도 모두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독도에 가장 많이 서식하는 조류는 토종 새인 괭이갈매기로 파악됐다.

괭이갈매기의 번식기와 조사 시기가 겹친 탓에 1만~2만마리가 독도에 서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이번 조사를 통해 독도에는 봄과 가을에 날아드는 나그네세, 여름철새, 겨울철새가 혼재된 것으로 파악됐다.

4~5월은 나그네새의 이동시기이며, 겨울철새는 아직 이동하지 않은 종들이, 여름철새는 일찍 이동한 종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동안 문헌이나 조사기록에 없던 쇠종다리, 휘파람새 등 2종류도 확인됐다.

쇠종다리는 봄과 가을에 독도로 날아드는 나그네새로 중국에서 번식해 한국 내륙에서 관찰이 어려운 종류이고, 여름철새인 휘파람새는 우리나라 내륙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독도에서는 관찰 기록이 없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독도는 철새들의 주요 이동경로 상에 있어 매년 새로운 기록종이 출현하고 있다"며 "한일 간 영토 분쟁이라는 정치적 의미를 떠나 독도가 명실상부한 '새들의 고향'임을 잘 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