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조직의 노화가 얼마만큼 진행되고 있는지를 분자수준에서 측정할 수 있는 간단한 혈액검사법이 개발되었다고 영국의 BBC 인터넷판이 17일 보도했다.

미국 노스 캐럴라이나 대학 의과대학의 노먼 샤플리스 박사는 신체조직의 노화가 진행되면 p16INK4a라는 단백질의 혈중수치가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 단백질의 혈중수치를 측정하면 조직의 건강 정도와 함께 수술이나 약물에 어떤 반응을 기대할 수 있는지도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샤플리스 박사는 밝혔다.

이 단백질이 질병에 대항하고 조직손상을 수리하는 면역세포인 T세포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 단백질은 암 발생을 억제하는 기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미 많은 과학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이 단백질은 세포의 노화와만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라 노화를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흡연, 운동결핍 같은 특정 생활습관과도 강력한 연관성이 있다고 한다.

샤플리스 박사는 170명에게서 채취한 혈액샘플 분석과 설문조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되었다면서 이 단백질의 혈중수치를 측정할 수 있는 혈액검사법이 기술적 난관을 극복하고 현재 완성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칼로리 섭취 제한이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단백질의 혈중 수치가 비만과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는 과체중이나 비만보다 운동부족이 분자노화에 더 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 단백질의 수치를 측정하면 이식용 장기의 적합성, 수술 후 회복 능력, 항암치료가 암환자에게 미칠 독성 등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세포의 노화(Aging Cell)' 온라인판에 실렸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s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