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대학생들이 '한국 정도는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에이즈에 걸린 아이들을 돌보고 간단한 한국어를 가르칠 때는 '글로벌 시각'이란 어떤 것인지 다시 새겨보게 됐고요. "

충주대 산업경영학과 3학년 안은정씨(23)는 지난 1월 캄보디아 프놈펜과 시엠립에 15일간 해외 봉사를 다녀왔다.

충주대가 2007년부터 진행하는 해외봉사단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소요 비용의 60% 이상을 학교에서 지원받았다. 비종교계열 대학에서 학생들의 봉사활동을 직접 조직 · 운영하는 경우는 지방에서는 드문 일이다. 안씨는 "19명으로 구성된 해외봉사단의 '대장'으로 일한 경험은 나중에 취업 할 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립 산업대학교인 충주대는 전국에서 입학경쟁률이 가장 높은 대학이다. 2009학년도 정시모집에서 1012명 모집에 2만1914명이 지원해 21.6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물리치료학과는 43 대 1,간호학과는 37 대 1,경영학부는 29 대 1 등이었다. 일반종합대학과 복수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타 산업대가 10 대 1 수준의 경쟁률인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높다. 수능 1등급도 이 학교에 지원했을 정도다. 국립대여서 상대적으로 등록금이 싼 데다 취업률이 80.9%(2008년 기준)로 높은 것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이 대학의 취업률은 전국 국 · 공립대 35곳 중 5위다.

충주대가 학생들의 취업활동을 돕는 방식은 독특하다. 학생들의 해외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서 글로벌 시각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안씨가 참가한 해외봉사단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한 해 두 차례씩 네팔 캄보디아 등 저개발국가에 학생들을 보낸다. 지금까지 80여명이 참가했다. 앞으로는 참가 인원을 더 늘릴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은 작년 한국해외문화홍보원이 평가한 10대 우수봉사단에 선정될 정도로 알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충주대는 또 올 가을부터 해외 취업캠프도 운영할 계획이다. 2006년부터 실시해 온 취업캠프를 해외로 확대하는 형태다.

일본에 40명,중국에 20명가량의 학생을 보내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 · 다국적 기업에서 취업 기회를 찾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4박5일이나 5박6일 일정으로 현지 기업 인사담당자들과 세미나를 갖고 이력서 작성법 등 취업 관련 강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해외 취업캠프 운영은 국내 대학 중 처음이다.

장병집 충주대 총장은 "일부 학생들이 캠프를 통해 해외 취업에 성공하면 다른 학생들도 영향을 받게 돼 폭발력이 강한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학생들의 취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해외 대학과 교류하기보다 외국의 특정 지역 지방자치단체나 특정 기업과 교류를 맺는 것이 유리하다"며 "교수 · 교직원들의 인맥을 활용해 다양한 곳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충주대는 내년 3월부터 일반대로 전환할 계획이다. 산업대로서는 학과 개설이나 학교 운영에 제약이 많아서다. 학생들의 성적 향상 정도에 따라 등록금 전액에 상당하는 '일취월장 장학금'도 주기로 했다. 지방대학들의 고질적인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을 없애기 위해 성적 평가제도도 상대평가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장 총장은 "경쟁 요소를 더 많이 도입해 학생 · 교수 · 교직원들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충주=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