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선행 車 주의의무 없다" 판결

교차로에서 줄지어 유턴하던 차량이 충돌했다면 뒤쪽에서 유턴하던 후행 차량에 모든 과실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9일 수원지법에 따르면 민사16단독 전우진 판사는 A씨 차량 보험사가 A씨 차량과의 충돌사고로 부상해 보험금 지급을 요구하는 B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보험사의 청구를 받아들여 원고 승소 판결했다.

전 판사는 판결문에서 "A씨에게 앞서 유턴하는 선행차량이 있는지 확인할 주의의무가 있으나 후행차량이 유턴방법을 어기면서 자기 차량 앞으로 유턴할 것까지 예상할 주의의무가 없다"며 "A씨에게 과실이 없기 때문에 보험자인 원고 역시 사고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전 판사는 "유턴 허용구역에서 유턴하는 운전자는 다른 차량들도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충돌을 피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믿고 운전하면 충분하지, 후행차량이 자신을 앞질러 유턴하다가 자신의 진로를 가로막는 것까지 예상하면서 운전할 주의의무는 없다"고 했다.

B씨는 지난해 11월 경기도 수원시 편도 4차선 한 교차로에서 신호를 따라 유턴하던 중 앞서 유턴하던 A씨의 SUV 승용차와 2차로에서 충돌해 머리를 다친 뒤 A씨 차량 보험사에 수입손실과 치료비, 위자료를 합쳐 1천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A씨 차량 보험사는 "A씨는 신호에 따라 정상적으로 유턴해 과실이 없다"고 주장한 반면 B씨는 "본인에게도 과실이 있지만 A씨에게도 후행차량이 뒤따라 유턴할 가능성을 예상해 운전에 주의했어야 했다"고 맞섰다.

(수원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kt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