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가계의 소비 지출이 감소했음에도 급속한 고령화의 영향으로 의료비 등 보건 지출액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2인 이상 가계의 월평균 보건 지출액(명목 기준)은 13만5천 원으로, 분기 기준 처음으로 13만 원을 넘었다.

국제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의 영향에 따라 올해 1분기 가계의 명목소득이 작년 동기보다 0.8% 증가하는데 그치고 소비 지출은 3.5% 줄어든 상황에서도 보건 지출은 오히려 5.0% 늘어났다.

연도별 월평균 보건 지출액은 2005년 10만6천 원, 2006년 11만5천 원, 2007년 12만2천 원, 2008년 12만4천 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1분기 보건 지출 항목별로는 외래의료서비스와 입원서비스가 작년 동기보다 각각 12.3%, 19.3% 늘어 증가폭이 컸고, 의약품(-4.8%)과 기타 의료서비스(-14.1%)는 감소했다.

소득 수준을 5분위로 나눴을 때 상위 20%의 보건 지출액은 20만2천 원으로, 하위 20% 지출액(10만2천원)의 배 수준이었다.

삼성경제연구소 신창목 수석연구원은 "보건 지출액이 증가하는 것은 한국의 고령화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