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되면 되게 하라.' 경기도 기업SOS지원단의 모토다. 기업이 애로를 호소해오면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것은 기본이다. 규정 미비로 불합리한 관행이 개선되지 않으면 해당 기관으로 하여금 규정을 개정토록 설득하는 등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신으로 똘똘 뭉쳐있다. 그러다 보니 불가능이 현실화되는 극적 드라마도 간간이 연출된다. 소상공인이나 영세자영업자 등 기업 지원이 헛구호에 그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아이디어로 2007년 4월 창설된 기업SOS지원단의 활약상이 눈부시다. 프로보다 더 프로다운 공무원들.이들로 인해 도내에는 잔잔한 감동스토리가 하나 둘 쓰여지고 있다.

#1. 용인시 처인구에서 위생팩을 생산하는 동원 G&B 백모 사장.지난 4월 공장 건물을 임차하고 기계를 구입하는 등 창업기대로 부풀어있던 백 사장은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중소기업청과 대출 상담을 하던 중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다. 전 남편과의 결혼생활 중 파산경력이 있는 아내 때문에 소상공인창업자금 대출이 규정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백씨 아내 오모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경기도 기업SOS지원단에 도움을 요청했다. 지원의 필요성을 공감한 지원단은 즉각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소집했고,10여일간의 실무검토를 거쳐 지원에 합의했다. 경기신용보증재단도 합의 열흘 만인 지난달 19일 경기도소상공인 창업자금 취급요령 중 '배우자는 혼인 이후의 신용불량에 한해 적용'키로 개정, 새 지침에 따라 보증서를 발급해 주었다.

#2. 오산시 누읍동 소재 대광 다이캐스트공장은 작년 11월4일부터 가동이 중단됐다. 전기료가 연체돼 한전에서 전기 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작년 1월 부도가 나 법정관리에 들어갔지만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근로자들이 무임금 조업을 선언하고 공장 재가동을 위해 불철주야로 뛰어다녔지만 결국 한계에 봉착한 것.기업SOS지원단은 즉각 한전 본사와 협의를 가졌고,중앙정부에도 연체 기간 연장과 보증금 면제를 건의했다. 이 과정을 지켜본 법원은 조업 재개를 허가했고,지난달 22일 전기가 공급돼 정상조업이 이뤄졌다.

이처럼 기업SOS지원단이 발로 뛰어 애로를 해결해준 사례는 출범 이후 2년 동안 700여개 업체 약 1700건이다. 웬만한 애로사항은 가져오면 척척 해결된다는 얘기다.

기업SOS지원단이 경기도 공무원만으로 구성된 것은 아니다. 기업애로 처리와 관련된 도내 모든 기관이 다 망라돼있다. 지원단에는 현재 211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는데, 중소기업청이나 중소기업진흥공단, 노동청 KOTRA 등은 물론 군부대도 포함돼있다. 출범 당시부터 이들 기관의 협업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기업의 애로사항을 원스톱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관련 기관 간 협력 네트워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부터 온라인 기업애로처리 시스템을 본격 가동 중인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오프라인의 한계를 뛰어넘자는 판단에서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경기도 기업SOS지원단은 2007년 전국 최우수 기업사랑 혁신사례(산업자원부)로 선정됐으며, 2008년 전국 우수조례(한국 지방자치학회)에 이어 지난 3월 행정안전부로부터 전국 우수정보시스템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올렸다.

수원=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