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보다 한참 늦은 30일 오전 1시40분에야 고향 봉화마을로 돌아온 노 전 대통령의 유골은 노란 카펫을 따라 1만여개의 촛불이 기다리고 있던 봉화산 정토원으로 옮겨져 안치됐다.

정토원은 노 전 대통령의 부모님, 장인의 위패가 모셔진 곳이다.

노란 카펫 깔리고 촛불 1만개 켜져

0...목탁소리, 스님들의 염불소리와 함께 정토원에 도착한 노 전 대통령의 유골함은 하얀 국화꽃과 노란 풍선을 양손에 쥔 봉하마을 주민, 조문객들의 애도 속에 노사모 회원들이 깔아놓은 노란색 카펫을 따라 정토원의 법당인 수광전(壽光殿)으로 천천히 입장했다.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가 위패를 들고 맨 앞에 섰고 태극기로 감싼 유골함을 맨 아들 건호씨와 권양숙 여사, 딸 정연씨, 건평씨 등 유족들, 문재인 전 비서실장, 공동 장의위원장인 한명숙 전 총리 등이 뒤를 따랐다.

노 전 대통령의 유골이 정토원에 도착하기 몇시간 전부터 정토원 곳곳에서 촛불이 켜지기 시작했으며 유골함이 도착할 무렵에는 1만여개로 늘어난 가운데 '상록수'와 '사랑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래가 울려퍼졌다.

일부 조문객들은 수광전 아래에 있는 '호미 든 관음상' 앞에 수백개의 촛불로 `편안히 잠드소서'라는 글귀를 만들기도 했다.

안치식 1시간 가량 거행

0...안치식은 유족과 참여정부 인사 등만 참석한 가운데 수광전에서 약 1시간여동안 진행됐다.

의식은 세상 떠난 사람을 화장한 뒤 혼을 집으로 모시는 의식인 반혼제(返魂祭)로 시작돼 1시간 가량 엄숙하게 진행됐다.

반혼제는 망자의 영혼을 깨끗하게 하는 정중계(淨衆戒) 독송- 불법의 문을 여는 개문계(開門戒)-삼보계(三寶戒) 독송에 이어 노 전 대통령의 위패와 유골함은 수광전 오른쪽 벽에 마련된 영단(靈壇)에 모시는 순으로 진행됐다.

반혼제가 끝난 뒤 49재의 첫번째 제사인 초재가 거행됐다.

안치식 인터넷으로 생중계

0...노 전 대통령의 유골 안치식은 정토원 홈페이지(www.bonghwasan.org)를 통해 인터넷으로 생중계됐다.

이날 오후부터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는 극락왕생을 빌거나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며 곧 찾아뵙겠다는 네티즌들의 글이 이어졌다.

정토원 원장인 선진규 법사는 "노 전 대통령의 유골이 정토원에 안치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접속이 폭주해 지난 28일에는 일시적으로 다운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여사님 힘네세요, 건강하세요"

0...1시간여에 걸친 안치식을 끝내고 수광전 앞마당에 권양숙 여사가 모습을 드러내자 노사모 회원들과 시민들은 "여사님 힘내세요",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라고 외쳤다.

아들 건호씨, 공동 장의위원장인 한명숙 전 총리와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안치식에 참가한 조문객 등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건호씨는 한마디 해달라는 거듭된 요청에 "어머니를 대신해 지금 여기있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짧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안치식은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좋아하고 자주 불렀던 '상록수'를 시민들과 노사모 회원들이 합창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국민장 종료, 자율분향 전환

0...7일장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일정이 30일 0시를 기해 끝남에 따라 봉하마을은 자율분향 체제로 전환했다.

노 전 대통령 장의위원회는 29일 자정을 앞두고 마을방송을 통해 "자정을 기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일정은 공식 종료되고 이후부터는 자율분향으로 전환한다"고 안내하고 조문객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김해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sea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