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률 감소세..."항생제 총사용량 감소 덕분"
"축산농가 항생제사용량 안줄어"

돼지고기에서 분리한 대장균의 90% 이상이 항생제 내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의뢰한 '가축 및 축산물 내 주요 항생제 내성실태 조사 및 평가' 결과 돼지고기에서 분리한 대장균의 90.1%가 항생제 테트라사이클린에 내성을 보였다고 28일 밝혔다.

식약청에 따르면 돼지고기 검체 125건에서 총 61개 대장균이 분리됐으며 이 가운데 90.1%가 테트라사이클린에 내성을 나타냈다.

가축에 생긴 항생제 내성균은 사람을 감염시키는 세균에 내성을 전달할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내성균 발생에 주목하고 있다.

동물에서 항생제 내성이 생기는 이유는 무분별한 동물용 항생제 사용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축장과 소매점에서 채취한 473개 축산물 시료를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살아 있는 가축(소, 닭, 돼지)에서 분리한 대장균의 테트라사이클린 내성은 71.8%이며 축산물에서는 74%를 나타냈다.

이런 항생제 내성률은 정부의 동물용 항생제 사용량 감소 정책에 따라 2003년 대비 4~6% 감소했으나 축산 선진국에 비하면 여전히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덴마크의 돼지고기와 닭고기에서 분리한 대장균의 테트라사이클린 내성률은 각각 44%와 11%에 불과하다.

축산물 가운데서는 돼지고기의 내성률이 90.1%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닭고기와 쇠고기가 각각 82.0%와 39.2%로 조사됐으며 가축에서도 돼지 87.9%, 닭 86.8%, 소 48.0% 순이었다.

돼지(고기)와 닭(고기)의 내성률이 높은 것은 소에 비해 사육밀도가 높아 각종 질병예방 목적으로 더 많은 항생제가 사용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가지 이상의 항생제에 내성을 뜻하는 '다제내성률'도 높게 나타나 시판 축산물에서 분리한 대장균의 다제내성률도 높게는 50%에 달했다.

이와 함께 토양에서 분리한 대장균의 내성률은 16.0%로 조사됐다.

지난해 동물용 항생제 사용량은 총 1천211톤으로 지난 2002년 대비 21.4% 줄었으며 특히 동물용 항생제 사용량의 절반을 차지하던 테트라싸이클린 사용량은 471t으로 같은 기간 39% 감소했다.

그러나 사료용 첨가제와 처방 항생제 사용량이 감소하는 반면 축산농가가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항생제 양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해 자가치료용이나 예방용 항생제 사용량은 674t으로 지난 2004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식약청은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과 내성률은 외국에 비해 아직도 높은 수준"이라며 "농식품부 등 관련 부처와 함께 항생제가 오남용을 막기 위한 교육과 홍보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