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강사 등 70명 함께 거주..시설 통제
지역사회 2차 감염 우려

국내에서 5번째 인플루엔자A(H1N1) 환자가 발생했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지난 16일 입국한 미국인 여성(23)이 신종인플루엔자로 확인돼 국가 격리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또 이 환자와 함께 거주한 1명도 고열 증상으로 격리 치료를 받고 있으며 또 다른 6명은 의심증상으로 거주시설에 격리돼 있다.

이로써 국내에서는 한국인 3명과 베트남 환승객에 이어 5번째 감염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이 환자가 다른 외국인 등 70명과 접촉했고 국내에 7일 이상 체류했던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 환자 또는 접촉자를 통한 2차감염 발생이 우려된다.

대책본부에 따르면 미국인 환자는 샌프란시스코를 출발해 16일 입국했으며 발열(38.3℃)과 인후통, 기침, 콧물 등의 증상이 발생해 21일 거주지 보건소를 방문했다.

보건소는 이 환자를 의심사례로 보고 1인실 숙소에 격리하고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했다.

이어진 정밀검사 결과 23일 새벽 추정환자로 분류돼 국가지정 음압격리병상에 격리됐고 7시경 신종플루 감염으로 최종 확진됐다.

이 환자는 처음 보건소를 방문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열과 기침, 콧물 증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인 환자는 국내 한 어학원이 현지에서 모집한 외국어 강사로 68명의 다른 강사와 같이 업무교육을 받았으나 이들은 아직 강의를 시작하지 않았다고 대책본부는 전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다른 외국인 강사 68명과 인솔자 1명, 운전기사 1명에 대해 추적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접촉자 중 28명은 현재 증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자택 격리 중이며 이미 각 지역으로 파견된 35명에 대해 조사가 진행중이다.

의심증상이 발견된 7명중 1명은 애리조나에서 입국한 미국인이고 나머지 6명은 증상이 심각해 음압병상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의심증상을 보이는 7명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는 곧 나올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들이 거주했던 서울시내 한 오피스텔의 출입을 통제하고 호수별로 건강검진을 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그러나 이 오피스텔이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해당 지역의 피해를 우려해 공개하지 않았다.

이들이 이용했던 비행기 탑승객에 대한 조사도 동시에 진행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특정 항공기와 거주시설로 제한됐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광범위한 추적조사를 해야 할 상황"이라며 "국내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