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은 목적에 맞지만 1명은 말기암으로 보기 어려워

서울대병원이 `말기 암환자의 심폐소생술 및 연명 치료 여부에 대한 사전의료지시서'를 받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2명의 암환자가 이 지시서에 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이 사전의료지시서에 서명한 암환자는 두경부암을 앓아온 76세 남성과 림프종을 앓아온 85세 여성 등 2명이다.

이들 환자는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등 세 가지 연명치료 항목에 대해 모두 거부했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병원 측은 85세 림프종 환자의 경우 현재 정상적인 항암치료 자체를 거부하고 있어 당초 말기암 환자에 한정해 사전의료지시서를 받으려고 했던 목적과 들어맞지 않는 것으로 자체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암센터 윤영호 박사는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질환이 개선될 여지가 있는데도 환자 스스로 이를 거부했다면 원칙적 의미에서는 말기암으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76세 두경부암 환자의 경우는 수술 후 3년째 항암치료를 받고 있지만, 최근에 증상이 악화되자 스스로 사전의료지시서를 요청해 서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혈액종양내과 허대석 교수는 "85세 림프종 환자는 적극적인 치료를 거부해 말기암 환자로 보는데 다소간의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76세 남성 환자는 당초 목적했던 방침과 부합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들 환자가 작성한 의료지시서는 담당의사의 서명을 거쳐 병원 내 전자의무기록에 올려져 의료진이 환자정보를 볼 때마다 이 사전의료지시서의 동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